자신 선거구내 추진중인 학교 백지화 요구
“기존 학교로도 학생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습니다. 교육청의 잘못된 학생 증가 예측 때문에 소중한 교육예산이 낭비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울산시교육위원회 김해철(56·사진) 교육위원이 나름대로 면밀한 조사를 거쳐 자신의 집에서 약 1km 거리에 들어설 예정인 한 초등학교 건립의 백지화를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선출직인 교육위원이 예산 낭비를 이유로 자신의 선거구에 추진 중인 학교 신설 계획 백지화를 요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김 위원이 건립 백지화를 촉구한 학교는 울산 북구 신천동 제2신천초등학교(가칭). 2010년 3월 24학급 규모로 개교하기 위해 내년 초 착공될 예정이다. 용지 매입비 103억 원과 건축비 60여억 원 등 16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그는 “시교육청이 현재 북구 매곡동 일대에 건립하거나 계획 중인 주공임대와 우방유셀, 엠코, 스타클래스 등 4개 아파트단지가 예정대로 완공되고 100% 입주하는 것을 전제로 해 제2신천초교 신설 계획을 수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들 아파트 가운데 현재 시공 중인 아파트는 분양률이 극히 낮은 데다 우방유셀(610가구·추정 학생 수 186명)은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해 학교를 신설해야 할 정도로 학생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시교육청이 아파트 한 가구에 0.33을 곱해 제2신천초교 건립 계획을 수립한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교육청이 남구 S아파트(397가구)의 경우 가구당 0.33을 곱해 취학 학생 수를 132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취학한 학생은 절반인 65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제2신천초교 건립 예정지 인근의 약수초교에는 30개 교실이 비어 있는 등 부근 초등학교 대부분에 교실이 여유가 있어 학생이 늘어나면 기존 학교에 분산 수용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학생 수용과 과대·과밀학습 해소를 위해 제2신천초교를 설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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