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강원 철원군 육군 모 사단의 최전방감시소초(GP) 내무실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사고가 내부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24일 “취침시간에 사고가 나 목격자가 없고, 부대원들의 진술만으론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수류탄은 GP 내무반의 출입문 우측 침상 부근에서 터지면서 반대쪽 침상에서 자고 있던 5명의 병사들이 중경상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류탄이 터진 우측 침상 부근에는 빨래 건조대들이 세워져 있어 마침 취침 중인 병사들이 없었기 때문에 수류탄의 위력에 비해 인명 피해가 적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사고 당시 누군가가 출입문을 연 뒤 수류탄을 내무실에 던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군 당국은 또 이번 사고로 중상을 입은 이모(21) 이병의 수류탄 탄통에서 수류탄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고 당시 해당 GP는 경계초소 3곳 중 1곳에서만 경계근무를 섰지만 정상근무를 한 것처럼 상부에 허위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관계자는 “소초장이 8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GP 시설보강공사에 동원된 병사들의 피로를 감안해 경계초소근무를 축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고 직후 소초장이 정상근무를 한 것처럼 보고했다가 이후 정정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