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농협회장에 “말 좀 들어봐라” 전화

  • 입력 2008년 11월 25일 03시 00분


정화삼씨 세종증권 인수 청탁 받고…

노씨 출국금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가 농협의 옛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로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사진) 씨가 24일 세종증권 측의 인수 청탁을 정대근(64) 당시 농협중앙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본보 24일자 A1·12면 참조

[단독]“정화삼 형제, ‘노건평씨에 청탁’ 내세워 30억 받아”

檢 “정화삼씨, 건평씨에 실제 청탁했는지 조사”

노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정화삼(61·구속)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의 동생 광용(54·구속) 씨와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홍기옥(59·구속) 대표가 찾아와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노 씨는 이어 “그 다음 날 정대근 당시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 데 사는 사람들이 연락을 할 테니까 말 좀 들어봐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씨는 또 “정 당시 회장이 경남 삼랑진농협조합장을 지낸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1975년부터 1998년까지 삼랑진농협조합장을 지냈다.

검찰은 정 씨 형제가 세종캐피탈 측에 “인수가 잘되도록 건평 씨에게 얘기해 주겠다”고 했으며, 농협에 세종증권 매각이 이뤄지자 성공보수금 명목으로 세종캐피탈 홍 대표에게서 차명계좌에 입금된 30억 원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최근 노 씨를 출국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노 씨가 수사 대상이며, 아직 혐의가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은 노 씨가 정 씨의 청탁에 응한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아니면 돈은 받지 않고 정 전 회장에게 단순히 청탁만 전달했는지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날 수감 중인 정 전 회장을 소환해 노 씨에게서 청탁을 받았는지와 홍 대표에게서 인수 로비와 함께 받은 50억 원의 용처 등을 조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이날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6월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 휴켐스 대표 박모 씨를 소환 조사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단독]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육과정안 첫 공개

신규가입자에 할인혜택 집중…통신시장 ‘메뚜기족’만 유리

타자 치던 검찰 말단 여직원, 사시 뚫었다

‘신의 몸값’ 신지애 내년 100억짜리 계약 추진

“年 수천억짜리 넥타이 부대가 왔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