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애타는 父情’에 검찰 선처

  • 입력 2008년 11월 25일 03시 00분


“신부전증 아들에 신장 이식 허락을” 요청에

부산지검 무기수 첫 형집행정지로 수술 길 터

살인죄로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무기수가 형 집행정지처분을 받아 중병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신장이식을 해줄 수 있게 됐다.

▶본보 24일자 A14면 참조

살인죄 무기수 “신부전증 아들에 내 신장을…”

부산지검은 무기수 박모(54) 씨가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큰아들(28)에게 신장을 줄 수 있도록 박 씨에 대한 형 집행정지처분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수형자의 건강상 이유와 관계없이 무기수에게 형 집행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박 씨는 이날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곧바로 부산 모 병원에 입원했으며 26일 이식수술을 할 예정이다. 박 씨의 형 집행정지기간은 1주일가량이며 부산교도소 직원의 감시를 받게 된다.

검찰은 “재소자의 신변에 중대한 사유가 있으면 형 집행을 잠시 멈출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이번 사례도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둘째 아들은 “주위의 도움으로 형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며 “형과 내가 더 성실하게 살면서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복역 중인 박 씨는 큰아들이 3년째 신부전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신장이식수술을 할 수 있도록 형 집행을 정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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