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닫힌 창문… “가구도 숨막혀요”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가구-가전제품 유해물질 방출

날씨 추워도 환기 자주해줘야

‘날씨 추워도 가끔은 창문 열고 환기하세요.’

날씨가 추워지면서 창문을 꼭 닫고 생활하는 날이 많아졌다. 쌀쌀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는 않지만 창문을 닫고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내에 있는 가구나 전자제품 등에서 오염물질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구나 전자제품에선 많은 오염물질이 방출되므로 환기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 유해물질 인체 흡수 땐 암 유발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가구 및 전기·전자제품 등 24종의 생활용품에 대해 인체 유해물질인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의 방출량을 조사한 결과 가구류는 시간당 평균 5.79mg을 내뿜는 것으로 25일 조사됐다. 생활가전은 3.17mg, 사무기기 0.46mg 장난감·의류 0.016mg 등이었다.

TVOC는 대기 중에서 오존 등 광화학 산화성물질을 생성시켜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는 물질로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인체에 흡수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새집증후군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인 포름알데히드(HCHO)의 방출량 역시 가구류가 시간당 평균 0.74mg으로 생활가전(0.11mg), 사무기기(0.07mg), 장난감·의류(0.025mg)보다 많았다.

HCHO는 건축자재나 접착제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피부자극성, 발암성 등 특성을 갖고 있다.

미국의 민간인증인 ‘그린가드’와 비교해 보면 TVOC는 침대(m³당 0.343mg)와 장롱(0.316mg), 소파(0.939mg)가 기준치(0.25mg)를 넘었다. 또 HCHO는 소파(m³당 0.124mg)와 식탁(0.033mg)이 기준치(0.03mg)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VOC는 28일이 지난 뒤에는 평균 81%가 감소해 초기에 대량으로 방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HCHO는 28일 후에도 평균 30%가 줄어드는 데 그쳤다.

○ 하루 6회 이상 환기 필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겨울철의 실내공기질이 다른 계절에 비해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지난해 1, 2월 복합건축물이나 업무시설 등 공중이용시설 50곳의 실내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34%(17곳)가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10월 같은 시설에 대해 조사했을 때 기준치를 넘어선 경우가 평균 11.7%인 것에 비하면 부적합률이 3배 정도로 높아졌다.

실내공기질 악화의 주범은 TVOC와 HCHO, 일산화탄소, 분진, 부유세균 등. 겨울철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가 부족해 오염물질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 게 큰 원인이다.

순천향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황보영 교수는 “겨울철에는 에너지 효율성 때문에 밀폐된 상태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공기질이 저하된다”며 “개선을 위해서는 환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고 미국 냉난방공조협회에서는 일반적인 사무 환경에서 하루 6회 이상 환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보 교수는 “특히 보조난방기구를 사용할 때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환기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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