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사랑 배달’ 집배원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7시 12분


집배원 본연의 임무는 우편물 배달이지만 민원 도우미, 민원 해결사, 생활 파수꾼 등의 역할도 많이 하고 있다.

우편물 배달 중 화재가 난 것을 보고 재빨리 신고해 초기 진압하도록 하는가 하면 직접 불을 끄기도 한다. 올해만 해도 강원체신청 집배원들의 노력으로 대형화재로 번질 수도 있었던 사고를 네 번이나 막았다.

집배 중 돈 봉투를 주워 주인에게 돌려주는가 하면, 저금통을 훔쳐 나오던 절도범을 몸싸움 끝에 붙잡아 경찰에 인계한 적도 있다.

연탄장수가 노부부집에 배달하지 않고 도로에 그냥 놓고 간 연탄 1000여 장을 200여 m나 날라준 사연이 인터넷에 오르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여름 호우 때는 집배원이 농수로의 진흙구덩이에 빠져 사경을 헤매던 어린이 3명을 구했다.

대부분의 집배원은 이런 일들을 당연히 해야 할 도리로 여긴다. 지난해 경우 연인원 2300여 명의 집배원이 화재 신고, 환경 정화, 독거노인 위문,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금년에도 지금까지 이미 연인원 2000여 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봉사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강원체신청은 총괄국마다 봉사단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집배 여건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 요즘은 아파트 출입문에 보안시스템이 설치돼 드나들기도 쉽지 않고 시골 구석구석의 별장이나 외딴집에 편지 1통, 소포 1개를 배달하기 위해 수십 km를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연도별 우편물 통계를 보면 일반 우편물은 e메일, 휴대전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 추세지만 등기 우편물은 오히려 늘고 있다. 등기 우편물은 수취인을 직접 만나 배달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칫 잘못 배달했다가는 송사에 얽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집배원들이 남을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은 천직의식과 남다른 봉사정신 때문이다.

그런데도 집배원들을 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리 따뜻한 것 같지 않다. 집배원들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사회의 등불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라도 건네면 어떨까.

이용춘 강원체신청 우편물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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