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직불금 105만명 명단 감사원에 제출하겠다”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무슨 얘기 나눌까” 26일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오른쪽)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소득과 직업이 명기된 직불금 수령자 명단 제출 요구를 거부해 온 정 이사장은 이날 “국익 차원에서 감사원에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무슨 얘기 나눌까” 26일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오른쪽)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소득과 직업이 명기된 직불금 수령자 명단 제출 요구를 거부해 온 정 이사장은 이날 “국익 차원에서 감사원에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정형근 건보이사장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6일 “쌀 소득보전 직불금 수령자 105만 명의 소득과 직업이 명시된 명단을 감사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기관보고에서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의 명단 제출 요구에 “직불금 사건은 건보공단 고유의 업무와 상관없기 때문에 명단 제출을 거부했지만 여야가 농촌을 살리고 국민을 위하는 차원에서 요청한 만큼 감사원에 명단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특위에 출석한 김황식 감사원장은 “건보공단이 협조해 주면 감사원이 보유한 28만 명의 명단을 기초로 (직업별 분류 자료를) 생성하겠다. 공단이 협조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이 감사원에 명단을 제출하면 감사원은 다음 달 1일까지 직업과 소득별로 분류한 최종 자료를 특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의 명단 제출 거부로 파행을 거듭해 왔던 특위는 다음 주부터 부당 수령 의심자 명단에 어떤 인사가 포함돼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공방도 예상된다.


▲ 영상 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정 이사장이 태도를 바꾼 것은 한나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의 끈질긴 설득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특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 이사장에게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 당위성을 수차례 간곡히 설명한 것이 (정 이사장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정 이사장에 대한 고발안과 해임 촉구안을 특위에 상정하고 배수진을 친 것도 정 이사장을 압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쌀 직불금 수령자 105만 명의 소득과 직업 분류가 담긴 명단을 제출했다. 이 자료는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비공개하기로 한 뒤 폐기됐다. 감사원은 직불금 파문이 불거진 후 이 명단을 복구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특위는 건보공단에 명단을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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