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사위 명의로 빌딩1층 9억에 사
상가 임대료 盧씨에 유입여부 추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농협의 옛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로비 사건에서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측의 로비 자금 30억 원 중 일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 몫의 부동산을 사는 데 쓰였다는 사건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세종캐피탈 홍기옥(구속) 대표에게서 로비 성공 사례금 명목으로 3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화삼 씨는 2006년 5월 사위 이모(33) 씨 명의로 경남 김해시 내동 C빌딩 상가 1층을 9억2000만 원에 샀다. 지상 10층, 지하 2층인 이 건물 1층은 총면적 380m²로 현재 시세가 10억∼13억 원이다.
정 씨의 동생 정광용(구속) 씨는 여기에서 모친 명의로 유사 성인오락실 ‘리치게임랜드’를 운영했으며, 이 오락실은 2006년 8월 검찰의 사행성 성인게임기 ‘바다이야기’ 수사 당시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오락실의 수익이나 음식점 등의 임대료 수입 중 일부가 노 씨에게 흘러들어갔는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정 씨 형제가 노 씨의 자택과 가까운 김해시에 상가를 사들인 점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다. 또 30억 원을 건넨 홍 대표가 이 건물에 5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가 올해 3월 해지한 게 이 상가를 정 씨가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씨 형제가 받은 로비 자금 30억 원 중 절반가량의 용처 추적을 마쳤다”며 “용처가 확인된 자금은 김해의 상가 매입과 사적인 용도로 쓰였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홍 대표가 정 씨 형제를 통해 노 씨를 만나기 이전에 직접 노 씨를 접촉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홍 대표는 노 씨가 청탁에 응하지 않자 노 씨와 친분이 있는 정 씨 형제를 끌어들인 뒤 2005년 6월 노 씨를 다시 만났으며, 그 다음 날 노 씨는 정대근(수감 중) 당시 농협중앙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탁을 전했다.
검찰은 홍 씨가 직접 노 씨를 접촉했던 점에 비춰 세종증권 매각이 이뤄진 뒤 노 씨에게 사례금을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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