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색거리 조성이후 지역상권 활기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6시 29분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효과’

안동 웅부공원 ‘전통의 파워’

《경북 일부 도시에 ‘이색 거리’가

조성되거나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는 도심에 실개천이 흐르면서

상권까지 살아나고 있다. 》

포항시는 지난해 8월 중앙동 일대 중앙상가 거리에 길이 657m의 실개천을 만들어 물이 흐르도록 했다.

11m 도로 폭의 중간을 S자 모양으로 흐르는 중앙상가 실개천은 깊이 20∼50cm, 폭 30cm∼1m가량. 지난해 8월 물이 흐른 후 이곳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바뀌었다.

수시로 작은 음악회 같은 문화행사가 열리고 산책하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예쁜’ 실개천 하나가 도심의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놓은 것이다.

중앙상가는 1960년 조성된 포항의 대표적인 재래상가로 600여 개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으나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 상가의 명성도 쇠퇴했다.

중앙상가상인회 손형석(55) 수석부회장은 26일 “요즘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지만 실개천 개통 이후 중앙상가에 활력이 살아나 상인들에게 그나마 힘이 되고 있다”며 “중앙상가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상인들도 친절한 모습으로 시민께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 실개천은 문화관광체육부와 대한건축가협회가 마련한 ‘제3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근 대상을 받았다.

또 안동시 동부동 웅부공원과 주변 지역은 주말이면 전통혼례를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가 열려 사람들로 붐빈다. 올해 들어 80여 건의 문화예술행사가 열려 시민 2만여 명이 참가했다.

이곳은 고려 공민왕 때 안동이 현재의 도(道)와 비슷한 ‘대도호부’로 승격된 이후 1995년 시군 통합 때까지 안동군청이 있었으나 군청이 철거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장소였다.

안동시는 대도호부를 되살리는 뜻에서 옛 관청인 영가헌를 재현하는 한편 시민 성금으로 ‘시민의 종’을 만들어 공원으로 꾸몄다. 웅부공원은 지난해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거리마당 상’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토요일마다 조선시대 안동대도호부의 정문을 지키던 군사들의 파수의식(경계근무 의식)을 선보인다. 용상동에 사는 홍주현(63) 씨는 “웅장했던 안동의 역사가 되살아난 느낌이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80억 원을 들여 중부동 일대 봉황로를 중심으로 서울의 인사동과 비슷한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540m 구간을 경주의 멋을 보여주는 문화거리로 조성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달 중에 전선을 땅 속으로 연결하는 지중화 공사를 끝낸 뒤 다음 달부터 화강석으로 도로를 포장하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옛 시청 주변의 상권을 살리고 관광객들에게 깔끔한 경주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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