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모녀 사이에 고성이 오간 때는 23일 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몇 년 동안 별다른 직업 없이 집에서 지내던 A씨는 이날 어머니 B씨가 "놀지 말고 취직을 해보라"고 훈계하자 격분한 나머지 폭력을 휘둘렀다.
A 씨는 지체장애 2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의 가슴과 얼굴 등을 손발로 마구 때렸고 어머니가 실신하자 A씨는 어머니를 그대로 방치한 채 안방을 나왔다. 이후 거의 하루 동안 인기척이 없자 A씨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갔고 어머니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란 A씨는 24일 밤 9시쯤 119구급대에 단순한 사망 사건으로 신고했지만 B씨 얼굴과 가슴에 피멍 자국 등을 발견한 경찰은 행동이 이상한 A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에서 A씨는 "취직 문제로 여러 차례 어머니와 다퉈왔다"며 "그날도 같은 문제로 어머니와 심하게 말다툼을 벌이다 순간 이성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A씨는 탤런트 고 안재환 씨와 부인 정선희 씨의 관계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성 댓글을 다는 등 평소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해 악플을 다는 사람으로 유명했던 인물로 확인됐다.
A 씨는 자신의 실명이 공개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안재환씨 부부의 사생활과 관련, 댓글을 통해 "돈으로 사는 부부는 돈이 끝나면 다 끝이고 자살입니다"라고 비방했다.
또 "안재환씨가 마지막 순간에 보낸 문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내용이었다"라는 황당한 댓글을 남기기기도 하는 등 수년 동안 주로 연예인과 관련된 악성 댓글을 달아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05년 8월 인터넷상 비방성 댓글과 관련해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