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건평씨 술 먹고 자해”VS 盧측 “와전된 것”

  • 입력 2008년 11월 28일 15시 07분


지난 24일 지인들과 함께 바다낚시를 간다며 집을 나간 뒤 닷새째 잠적중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 씨가 자해소동을 벌였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MBC는 27일 밤 9시 뉴스데스크에서 ‘세종증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노건평 씨가 결백을 주장하며 술을 마시고 자해소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MBC는 노 씨를 아는 지인의 말을 인용해 “건평 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어제(26일) 낮부터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고 어젯밤 자해를 했다”며 “건평 씨는 자해로 피를 흘리기는 했지만 심하게 다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MBC는 이어 “사람 죽을 경우에 심정을 이해하겠어요. 내가 말하기도 싫고요”라는 노 씨의 음성을 내보낸 뒤 “노건평 씨가 어제 MBC와의 통화에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며 자해소동을 뒷받침했다.

노 씨의 자해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밤 각 언론사와 사법당국, 인터넷 등에는 한 때 사실을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자해소식은 와전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27일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글을 올려 “‘건평 씨가 자살을 시도했다는데 사실인가요?’라고 묻는 수십 통의 전화를 받느라 잠을 설쳤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모 언론사 기자가 한밤중에 다급하게 휴대폰을 걸어 노건평 씨의 자살 소식을 물었다”며 “갑자기 이런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언론사마다 비상이 걸렸고, 대검 중앙수사부장도 퇴근하다 이 얘길 듣고 사무실로 돌아갔다는 얘기를 전해주는 기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알고 보니 노건평 씨가 밤늦게 몇몇 언론사 기자와 통화하면서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어떤 건지 이번 일을 당해보니 알겠다. 언론의 엉터리 보도 때문에 자살한 사람이 한 둘이냐, 똑바로 보도해라’고 일침을 놓은 얘기가 거꾸로 본인의 ‘자살시도’로 와전된 것”이라며 “그날 밤 수십 통의 똑같은 전화를 받느라 잠을 설쳐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관은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흘리고 언론은 이를 받아서 온갖 의혹을 갖다 붙이며 사건을 확대 과장시키고 있다”며 “노건평 씨는 집에 있어봐야 기자들 등쌀에 ‘가택연금 상태’로 될 게 뻔하니 아예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8일 노 씨와 주변 인물에 대한 계좌추적을 대부분 마무리했으며, 노 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검찰은 이날 “계좌추적을 80~90% 진행했으며, (노 씨에 대한) 수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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