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체험수기’ 최우수상 신은선-김임태 씨

  • 입력 2008년 11월 29일 03시 04분


혈우병 아들 사교육 없이 상위권대 보내고…

‘자격증 30개-책 25권 집필’ 배움의 한 풀고…

주부 신은선(48·여·경남 밀양시) 씨는 20년 전 생후 5개월이던 아들이 혈우병 진단을 받았던 순간 “왜 5만 명에 한 명꼴이라는 불행이 우리에게 왔나” 하는 절망감에 빠졌다.

수시로 아이에게 지혈주사를 놓아 줘야 하고, 병원을 집 드나들 듯해야 하는 힘든 나날이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주위 학부모들은 너나없이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의 건강이 걱정된 신 씨 부부는 사교육에 의지하기보다는 독서와 퍼즐 등을 통해 아이에게 혼자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아이가 중고교 시절에는 학교 수업과 EBS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도록 했고, 아이가 재수를 할 때에도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주위의 강권을 물리치고 집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 씨 부부의 바람대로 논술 공부도 혼자서 해낸 아들은 올해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신 씨는 “처음엔 공부보다 건강이 우선인 아이여서 느긋하게 기다렸는데 결과적으로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 출신인 김임태(47·통일부 하나원 진로지도관) 씨는 중학교를 마친 뒤 서울로 올라왔다. 양복점과 출판사 등에서 일을 배웠지만 적성에 맞는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제본 일을 하면서 책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 생긴 그는 고졸 검정고시를 치른 뒤 경원대 경영학과와 건국대 행정대학원을 차례로 마치며 배움의 한을 풀었다.

김 씨는 1985년 공인중개사를 시작으로 사회복지사, 경영지도사, 교통안전관리자, 방화관리자, 택시운전자격, 인력관리사, 노무관리 직업훈련교사 등 30종의 자격증을 땄고, 펴낸 책도 25권이나 된다.

김 씨는 “내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이 없도록 도와주고 싶었다”며 “이런 계기로 각종 자격증에 도전하게 돼 지금은 새터민의 진로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신 씨와 김 씨는 교육과학기술부와 EBS가 주최하는 ‘2008 교육현장 체험수기 및 교육캠페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28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이들과 함께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수업 방식을 개발하고 교육 환경을 개선한 충북 청주시 동주초등학교 노영남(35·여) 교사가 대상을 수상하는 등 25명이 상을 받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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