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연차씨 오늘부터 본격수사… 소환일정 검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세종캐피탈 측의 옛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로비를 도운 대가로 사행성 오락실 지분을 통해 3억∼4억 원의 경제적 이득을 봤다는 관련자 진술과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11월 29일자 A1면 참조
[단독]“김해 오락실 지분으로 억대 이득”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창인 정화삼(구속) 씨 형제가 세종캐피탈 측 로비자금 30억 원 중 8억여 원을 들여 개장한 경남 김해시 내동 상가의 사행성 오락실 ‘리치게임랜드’ 지분을 통해 노 씨가 이 같은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자금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또 세종캐피탈 홍기옥(구속) 대표는 명절 때 인사차 2, 3차례 노 씨를 찾아갔으며 올해 추석 때에는 노 씨에게 10만 원짜리 상품권 수십 장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일 노 씨를 비공개로 소환해 세종캐피탈 측의 로비를 도운 과정과 그 대가로 얻은 이득의 정확한 액수와 전달 경로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사 후 노 씨를 일단 귀가시킨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30일 “정 씨 형제들이 로비자금을 받은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오락실 운영 수익 규모는) 누가 최종적으로 이익을 취득했느냐 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또 “(2006년 7월 6일부터 1년여간 운영된 오락실에서) 하루 평균 2000만 원의 순수익이 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락실 지분 구성 및 수익금 배분이 어떻게 이뤄졌으며 수익금 규모가 정확하게 얼마였는지 등을 규명하기 위해 정 씨의 또 다른 동생 정추삼 씨를 29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정 씨 형제가 받은 30억 원에 대한 자금 추적을 거의 마무리했으며 정 씨 등이 이 돈을 차명계좌에 나눠 관리하면서 2006년 당시 정 씨가 대표를 맡고 있었던 제피로스골프장의 회원권을 샀다가 파는 등 ‘돈 세탁’을 거쳤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수사와 관련해 “회계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고 소환 대상자를 선정하고 소환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1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태광실업의 휴켐스 인수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당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로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