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변호사 자격시험이 사시보다 어렵다?

2012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수료생들이 치르게 되는 변호사자격시험이 지금의 사법시험보다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돼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변호사 시험안'을 보면 크게 선택형과 논술형 필기시험으로 나뉘고, 국가가 지정한 외부기관에서 따로 치르는 법조윤리시험이 신설된다.

문제는 선택형과 논술형 시험이 3, 4일 간의 간격을 두고 연속해 치러진다는 점이다. 지금의 사법시험이 1차 시험(선택형) 후 4개월의 기간을 두고 2차 시험(논술형)을 치르는 것과 비교하면 수험생들의 부담이 훨씬 커진 셈이다.

공부해야 할 분야도 2배로 늘었다. 현행 1차 사법시험 과목(헌법, 민법, 형법 및 선택과목) 외에도 행정법, 상법, 민·형사소송법 등이 선택형 시험에 모두 포함됐다. 이들 과목은 모두 논술형 시험에도 출제되기 때문에 별도로 논술시험 준비도 해야 한다.

변호사시험을 합격해도 넘어야할 산이 또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지난달 30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실무기관에서 수습변호사로 2년의 경력을 쌓아야 등록을 받아주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합격 후 2년 동안 변협이 지정하는 로펌이나 공공기관에서 실무수습을 거쳐야만 변호사 등록을 받아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법사위가 1일 연 '변호사시험제도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이러한 방안에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김창록 경북대 법대 교수는 "로스쿨을 수료하면 기본적인 법학 지식을 가지게 되므로 선택형 필기시험은 도입할 필요가 없다"며 "수료 후 5년 안에 세 차례만 응시하도록 제한한 것도 기존 사법시험에 비해 불리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은 내년 3월에 처음 개원하며,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에 제1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된다.

이종식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