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안양시 2000억대 땅 매입 공원 조성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1분


“공장도시? 이젠 친환경도시!”

주요 공공청사-공장용지 5곳 13만m² 대상

산책로 잔디광장 연못 만들어 시민 쉼터로

경기 안양시가 수십 년 동안 공공청사와 공장 등으로 사용해온 용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한 뒤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로 결정했다.

용지 매입 비용만 2000여억 원이 넘고 아파트나 기업을 유치했을 때는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지만 안양시는 이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1일 “주요 공공청사 및 공장 용지 5곳 13만2000여 m²를 사들여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과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필요성과 가능성이 있는 용지는 모두 ‘리턴프로젝트’에 포함시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A+리턴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여진 이 사업의 대상은 안양4동 삼덕제지 용지(1만9000m²)와 안양8동 가축위생시험소 용지(1만1000m²), 석수1동 ㈜유유 용지(1만6000m²), 안양6동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용지(5만6000m²), 충훈도시자연공원(2만9000m²) 등이다.

○ 공장 터가 주민 쉼터로

삼덕제지 터는 2003년 이 회사 전재준(86) 회장이 안양시에 무상 기증한 곳으로 올해 안에 ‘삼덕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안양시는 공원 조성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모두 5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어린이 놀이터, 산책로, 잔디광장, 연못, 바닥분수 등의 설치를 마친 상태다. 1943년 공장이 설립된 이후 60여 년 만에 시민들에게 되돌아가는 것.

시민들도 직접 100만 원이 넘는 소나무 30여 그루와 40여 개의 벤치 등 시설물을 기부하기로 했다.

㈜유유 안양공장 터도 안양시가 240억 원에 매입한 뒤 박물관과 미술관이 조화된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한 건축설계를 공모한 상태다.

이곳에는 신라 흥덕왕 때 건립된 중초사 터와 국가보물 제4호 당간지주, 도유형문화재 제164호 3층 석탑, 도유형문화재 제92호 마애종 등 문화유산이 보존돼 있다.

○ 공공청사도 공원으로

수령 50년이 넘은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도심 속 녹지축을 이루고 있는 옛 가축위생시험소는 내년 3월경 만안근린공원으로 새롭게 꾸며진다.

안양시는 이 용지를 공원화하기 위해 1998년부터 땅 관리자인 경기도와 매입 협의를 벌인 끝에 2006년 어렵게 승낙을 받아냈다.

전체 매입대금 359억4700만 원을 10차례에 걸쳐 상환하는 조건이다. 이미 지난해 30억4000만 원, 올해 41억4000만 원 등 71억여 원을 지불했다.

시는 또 현재 경북 김천시 이전을 앞두고 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용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 터는 그간 활용 여부를 놓고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이곳엔 기존 건물 27개 동과 잔디밭, 수목원, 다목적 운동장 등이 조성돼 있어 구도심 최고의 시민 공간으로 활용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문제는 15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매입비용인데 시는 분할 상환 등의 방법을 찾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안양시는 만안구 석수도서관 일대 2만9000여 m²를 사들여 내년 말까지 충훈도시자연공원을 조성한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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