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산(産) 진돗개’를 분양받은 전북 익산시가 시 예산으로 개집을 새로 짓고 황토를 까는 등 부산을 떨자 ‘호화 개 관사’ 논란이 일고 있다.
‘노들이’란 이름의 이 진돗개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저에서 기르던 2년생 암컷 ‘진순이’와 5월 중순 청와대로 들여온 6년생 수컷 진돗개 사이에서 8월 태어난 5마리 중 한 마리다.
지난달 중순 청와대는 경북 울진군, 제주 등 전국 5개 지역에 8월 태어난 5마리를 분양했다.
익산시는 노들이를 ‘진객(珍客)’이라며 잘 길러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하고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시청 회계과 사무실 옆에 198만 원을 들여 10.4m²의 개집을 지었다.
황토가 진돗개의 사육에도 좋다는 한국진돗개혈통보전협회의 조언에 따라 바닥에 황토도 깔고 당번을 정해 청소와 밥을 주기로 했다.
또 전남 진도군이 수컷인 이 개의 짝을 선물하기로 하자 암컷용 개집도 미리 준비하고 새끼가 태어나면 시민들에게 분양할 계획까지 세웠다.
익산시가 ‘청와대 진돗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자 일부 시의원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예산을 낭비한 호화판 개 관사’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익산시 위원회는 1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시민 혈세로 초호화판 개집을 설치한 것은 서민들을 분노케 하는 것”이라며 “진돗개를 전문 관리 시설로 보내라”고 주장했다.
개집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자 익산시는 지난달 29일 개집과 개를 왕궁면 보석박물관의 새장 옆으로 옮겼다.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