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취업률 충청-영남권 대학 90% 넘어▼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접속해 취업률 통계를 선택하면 수도권 대학보다 지방대학들의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재적 인원 5000명을 기준으로 학교의 규모를 나누고, 정규직 취업률을 중심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취업률과 취업의 질과는 별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대학의 경우 취업률에서 서울 소재 대학들은 지방대에 비해 낮았으나 정규직 취업률에서는 상위권에 포진했다.
▽정규직 취업률은 수도권=4년제 대학의 전체 취업률은 지방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취업률 통계의 분모를 이루는 전체 재적 인원이 적어서 취업률이 높게 나온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재적 인원이 5000명 이상인 대학을 대상으로 분류하면 취업률 상위 50개 대학 가운데 서울과 충남 소재 대학이 각각 11곳과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정규직 취업률 상위 50개 대학에서도 서울 지역 대학이 18곳, 경기 충남 지역 대학이 각각 6곳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1위는 성균관대 제2캠퍼스(78.8%), 2위는 금오공과대(75.5%), 3위는 고려대(75.4%)가 차지했고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중앙대 등도 10위권에 들었다.
전문대 중에는 충청권과 영남권 대학들의 취업률이 90%가 넘는 기염을 토했다.
취업률 등 정보공시 내용은 각 대학이 직접 입력한 데이터가 쓰였다. 특히 이번에는 건강보험 등 4대 보험 가입 현황을 토대로 취업률을 조사하도록 했고, 한국교육개발원의 무작위 검증 대상을 늘려 이전에 비해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장학금은 지방, 적립금은 서울이 높아=각 학교의 장학금과 적립금을 비교해 보면 적립금은 서울 소재 대학이 월등히 많은 반면 장학금은 지방대가 더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 자연, 공학 계열에서 모두 연간 등록금 2, 3위를 기록한 이화여대는 적립금도 511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홍익대, 연세대, 동덕여대, 청주대, 숙명여대, 고려대 등도 적립금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장학금 지급률은 지방대에서 높았다. 금강대처럼 장학금 지급을 원칙으로 삼은 곳이 있거나, 종교나 체육인 양성 등 특수 목적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다.
장학금 지급률이 높은 상위 20개 대학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연구 성과는 KAIST, 포스텍=전국 전임교원 1인당 평균 논문 수는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지가 0.4편,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논문이 0.2편이었다.
SCI급 논문은 KAIST가 1.3편으로 가장 많았고 포스텍이 1편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대 부산대 한국정보통신대 등은 0.8편으로 공동 3위였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정보공개 사이트 한때 불통 ‘뜨거운 관심’
“초중고 학업성취도 왜 안밝히나” 불만도▼
■ 학부모-학생 반응
인터넷을 통해 학교 정보가 공개된 1일 오후 초중고교의 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학부모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학업성취도 같은 정말 궁금한 정보는 없거나 ‘수박 겉핥기’ 식의 숫자 나열에 그쳤다는 지적도 많았다.
부산 공립고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정모(46·여) 씨는 “학교 규모나 시설, 급식비 사용처 등을 직접 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그러나 담임교사가 어느 교원단체 소속인지, 방과후 학교 수업은 뭐가 있는지 등 알맹이 정보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학 간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대학알리미’에는 대학 실무자들이 하루 종일 접속해 관심을 보였다. 취업률 등 민감한 항목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드러난 지방 소규모 대학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원도 한 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취업률이 높다고 홍보해 왔는데 인근 경쟁 대학에 비해 정규직 취업률이 훨씬 낮게 나왔다”며 “정시모집에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교생과 대학 재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등록금과 취업률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이 때문에 학교알리미 사이트는 이날 오후 4시부터 계속 불통돼 밤늦게까지 접속이 되지 않았고 대학알리미 사이트도 검색 속도가 더뎌졌다.
고3 학부모인 신진희(48·서울 강동구) 씨는 “딸이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어서 미대 취업률이 특히 궁금했는데 대학마다 관련 학과를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학원에서 권했던 대학이 이름값에 비해 취업률과 진학률이 모두 낮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