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두해 12시간여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오후 11시경 돌아갔다.
검찰 조사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노 씨는 이날 밤 대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약 3분간 작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 검은색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노 씨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돌아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노 씨는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검찰에 출석해 박용석 대검 중수부장과 잠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 뒤 11층에 있는 대검 중수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조사실은 기존에 ‘VIP룸’으로 불리던 1113호 조사실을 개조한 것으로 검찰은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리모델링을 거쳐 수면실과 샤워시설, 세면대, 침대, 소파, 영상녹화 시설 등을 갖췄다. 노 씨는 리모델링된 조사실에서 처음 조사를 받은 피의자로 기록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노 씨의 나이 등을 고려해 필요한 예우를 하고 있다”면서 “노 씨는 인권 친화적으로 리모델링한 가장 큰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1113호실에선 노태우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와 정몽구 현대차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곳에서 조사를 받았던 모 기업인은 “나도 알지 못하던 나를 알게 해주는 곳”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