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환치기’ 3개월새 4600명 적발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작년 동기 대비 17배 급증

위장 국제결혼도 1900여명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속에서 불법 환치기 사범이 활개를 치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3개월간 각종 외사사범을 집중 단속해 1만977명을 검거하고 이 중 15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단속 결과 불법 외국환 거래 사범이 4602명(41.9%)으로 가장 많았고 위장 국제결혼 1952명(17.8%), 식의약품 불법 유통 1649명(15.1%)등이 적발됐다.

특히 불법 외국환 거래 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나 국내 사업가 등이 해외 송금 수수료를 절약하고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환치기 계좌를 이용한다”며 “환율 불안 탓에 수수료라도 아껴보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데다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5일 국내에 유령회사를 설립해 원단을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키르기스스탄에 250억 원을 불법 송금한 환치기 업자 13명을 붙잡았다. 이어 19일에는 여행사 직원들과 짜고 여행 경비 명목으로 211억 원을 유럽 각 지역으로 불법 송금한 일당 38명을 검거했다.

적발된 외사사범 중 외국인은 3065명이며 그중 중국인이 2011명

(65.6%)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293명(9.6%), 몽골 189명(6.2%)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베트남은 정상적으로 무역대금을 보낼 경우 약 40%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환치기 계좌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중국은 중국 은행권의 온라인 전산망 미비 등으로 송금하는 데 평균 2, 3일이 걸리기 때문에 환치기 계좌가 더 선호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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