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아이디’ 전신 ‘패스21’ 어떤 회사

  • 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7분


수지김 살해범 윤태식씨가 세운 생체인식 벤처

뒤늦게 전방위 주식로비 드러나 ‘게이트’로 번져

지문인식기술을 이용한 보안시스템 업체인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는 정관계 등 전방위 주식 로비로 파문을 일으켰던 윤태식(50) 씨가 설립해 운영해온 ‘패스21’이 전신이다.

‘윤태식 게이트’는 2001년 10월 서울지검 외사부가 1987년 1월 홍콩에서 자신의 아내 수지 김(본명 김옥분·당시 34세)을 살해한 혐의로 윤 씨를 구속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1987년 국가안전기획부가 발표한 ‘북한 공작원 수지 김에 의한 교민 윤 씨 납북 미수 사건’을 윤 씨의 자작극이라고 결론 내렸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조직적으로 윤 씨를 이용해 공안정국을 조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해도 윤 씨는 유망한 벤처기업인이었다. 1999년 윤 씨는 패스21이 사람의 지문을 인식해 전화를 하거나 신분 확인 수단으로 쓸 수 있는 생체암호 휴대전화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해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패스21의 주가가 급등했고,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모 씨를 비상근 회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런 윤 씨에 대해 서울지검 특수3부는 수지 김 살인 사건과는 별도로 패스21 주식을 유상 증자하는 과정에서 차명 주주명부를 만들어 주식을 정치인들에게 건네거나 싼값에 사도록 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얻도록 한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패스21의 실제 주주 이름이 적힌 비밀장부를 입수해 장부에 오른 정치인 공무원 언론인 등을 무더기로 소환 조사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수지 김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씨는 2003년 대법원에서 징역 15년 6개월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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