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이 심은 ‘푸른 꿈 1만2000그루’

  • 입력 2008년 12월 5일 02시 59분


도심철도 폐선용지에 자발적 참여로 숲 조성

전국에서 모범적인 유휴 공공용지 활용사례로 꼽히는 광주 도심철도 폐선용지 ‘푸른길 공원’에 이번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참여의 숲’을 선보였다.

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는 4일 “지난달 말 식수행사를 끝으로 ‘푸른길 공원’ 가운데 남구 ‘참여의 숲’(1구간)을 전국 최초의 시민참여형 도심지 녹지 조성 모델로 완성했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길이 900여 m, 넓이 1만2000여 m² 규모의 폐선 용지에 키 작은 관목류 등 1만2000여 그루의 나무와 풀꽃을 심어 ‘참여의 숲’으로 꾸몄다.

삭막한 도시에 아담한 나무공원을 꾸민 점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매개로 했다는 점에서 뉴욕의 센트럴파크 재건운동과 비슷한 사례로 꼽힐 만하다.

운동본부는 앞으로 동구 계림동 금호타운 부근에 비슷한 규모로 ‘참여의 숲’(2구간) 조성 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남구 진월동 ‘빅스포’ 일대에서 진행된 나무심기 행사에는 시민 200여 명이 참가해 단풍나무, 떡갈나무, 이팝나무 등 7종 4200여 그루의 ‘내 나무’를 심었다.

이날 행사에 세 자매와 함께 참여한 주부 이미란(38) 씨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심을 때마다 가족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이 나무들이 광주를 푸르고 건강하게 가꾸는 바탕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푸른길 공원’은 2000년 8월 10일 경전선 우회구간 신설에 따라 남은 광주역∼남광주역∼효천역 10.8km 구간의 철도용지에 조성됐다.

70여 년 만에 철로가 뜯겼지만 한때 17만3000여 m²(약 5만2000평)의 폐선용지 활용방안은 가닥을 잡지 못해 쓰레기가 쌓이는 애물단지로 변했다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모아 새로운 휴식명소로 떠올랐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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