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등 관광인프라에 매료”
올해 들어 29차례 4만여명 입항
경제효과 큰 ‘관광블루칩’ 부상
부산항이 막대한 경제 유발 효과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크루즈 관광의 주요 기항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4월 영도구 동삼동에 국제크루즈터미널이 문을 연 부산항에는 유럽과 아메리카 선사의 극동지역에 대한 관심 증가로 크루즈 관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부산항을 모항으로 한 연안 크루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항의 블루칩
당장 내년 3∼5월 중국의 크루즈 관광객 1만3000여 명이 부산으로 몰려온다.
4일 부산시와 한국관광공사 상하이(上海)지사에 따르면 중국 암웨이는 내년 이 기간에 상하이∼일본 후쿠오카(福岡)∼부산∼상하이 항로에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미국 로열캐리비언사(RCI)의 레전드 오브 더 시호(7만 t급)를 이용해 9차례 크루즈 관광을 실시한다. 암웨이가 내년에 자사의 우수 회원들을 위한 ‘인센티브 크루즈 관광’ 목적지에 부산을 넣기로 한 것.
관광단은 관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갈라 디너를 벡스코에서 진행하고 부산에서 하루 체류해 1인당 1000달러 정도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즈관광객 1명의 당일 지출액이 150달러 정도임을 감안하면 1박을 함으로써 경제 유발 효과가 매우 큰 것이다.
또 RCI사는 최근 이 배로 2010년 부산항에 40차례 기항하겠다고 부산항만공사(BPA)에 통보해 왔다. 7월 BPA를 방문했던 RCI사의 애덤 골드스타인 사장이 부산항을 둘러보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이어진 조치다.
RCI사는 특히 2010년에는 부산항을 모항으로 한 크루즈 상품도 10차례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부산항의 크루즈 산업이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CI사의 또 다른 초호화 크루즈선인 7만8000t급 랩소디호는 올해 4, 5월 부산항에 5차례 기항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2010년 부산항에 기항하는 크루즈선은 70여 차례로 관광객만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부산을 방문한 크루즈선은 11척 29회로 관광객이 4만여 명에 달했고, 내년에는 12척 34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와 BPA는 카니발, 스타 크루즈 등 세계적인 크루즈선사들의 부산항 정기 기항도 유치할 계획이다.
BPA 김호석 대리는 “RCI사가 올해 부산항을 모항으로 6차례 크루즈 상품을 진행했는데 예약률이 100%를 넘어섰고 탑승률도 100%에 가까울 만큼 성공을 거뒀다”며 “크루즈 관광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기항 횟수를 늘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연안 크루즈도 인기
㈜팬스타라인닷컴은 4월부터 부산항을 모항으로 남해안 일대를 관광하는 국내 첫 연안 크루즈 시대를 열었다. 1만 t급 크루즈선인 ‘팬스타 허니호’는 전남 완도 여수, 경남 거제 통영, 제주 등을 1박 2일 또는 3박 4일 동안 둘러보는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주말에는 부산항 내 크루즈로 운항하고 있다. 정원 700명 규모의 크루즈선에는 객실과 연회장,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공연 등 승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7일부터 29일까지는 소모임 크루즈 관광객을 위해 러시아 차이콥스키 스트링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준비하고, 이달 31일에는 ‘해넘이 해맞이 크루즈’도 운항한다.
해운대와 광안리 앞바다를 운항하는 ‘컨벤션 크루즈’선인 티파니21호와 테즈락 크루즈도 크리스마스와 송년 새해맞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팬스타 허니호 선상에서 열린 ‘크루즈 관광의 메카, 부산 중구의 역할’이란 세미나에서 부산시 김광회 관광진흥과장은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템플스테이 등 체험행사를 활용하거나 부산불꽃축제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