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홍진옥/‘초등 영어수업…’교육과정부터 고쳐야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교육과학기술부가 초등학교에서부터 주당 영어수업 시수를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영어 시수를 늘리는 방안에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선 학교 현장을 들여다보면 이 방안이 얼마나 무모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필자가 최근 부산시의 초등학교 영어전담교사 20명, 평교사 10명을 대상으로 영어 시수를 확대하는 문제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은 겨우 20%였다. 반대 이유를 물었더니 대부분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시간만 늘려 영어를 가르치라고 하면 사교육만 조장한다고 대답했다.

교육과정을 개정해 확대된 영어 시수를 포함시키면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않으면 특별시간을 별도로 배당해 운영해야 하므로 수업시간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대학입시제도가 없어지지 않는 한 중등학교 영어교육은 독해와 회화 중심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혁신적인 교육과정 개정 없이 영어 수업 시수를 확대하면 일선 교사의 동참과 협조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교사 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많았다. 전담교사를 활용하면 되겠지만 현재는 인센티브가 없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교사의 영어 구사력이 학생의 영어능력 향상과 직결된다고 볼 때 장기적인 양성 계획을 세워야 하며 전담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홍진옥 인제대 외국어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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