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 “前대통령 가족 구속 마지막이길”
노건평 씨가 구속된 4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참모들에게서 노 씨의 구속 소식을 보고받고 굳은 표정을 지었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공보비서관도 기자들의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착잡합니다. 오늘은 (노 전 대통령의) 입장을 내놓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양해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만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봉하마을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인사가 없는 날이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하루 종일 사저에만 머물렀다.
이날 오후 사저를 찾은 이봉수 전 대통령농업특보는 “대통령이 평상시와 같은 모습이었으며 형님(노 씨)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봉하마을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형님이) 죄가 있으면 벌을 받을 것이고 없으면 혐의를 벗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 씨의 부인 민미영 씨는 “별다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남편이 결백하다고 한 만큼 진위는 가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노 씨의 구속 소식에 봉하마을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인근 진영읍 주민들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노 씨의 친구인 박모(66) 씨는 “안타까울 뿐이지만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진영읍 주민 안상철(36) 씨는 “전직 대통령의 형이라도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하지만 고향 사람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충격적이다”라며 “대통령 주변 가족이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사례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