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씨 뭉칫돈-정대근씨 50억 ‘종착역’ 규명 초점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 검찰 향후 수사 전망

박연차씨 거액 비자금 조성?- 휴켐스 인수 과정 정관계 로비 가능성

‘세종’ 매각 이용한 제3인물?- 盧정부 인사에 정보 흘러간 정황 파악

盧씨 ‘리얼아이디’ 차명투자- 정원토건 돈 횡령-배임-탈세혐의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4일 구속됐지만,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히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차명 재산이 노무현 정부 유력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이 세종캐피탈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50억 원의 용처 등 ‘뇌관’이 적지 않다. 그래서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선 ‘전직 대통령 친형 구속’에 못지않은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우선적으로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옛 패스21) 주식 차명 매매와 관련한 노 씨의 추가 혐의를 확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노 씨가 사실상 자신의 회사인 정원토건의 수익을 빼돌려 차명 주식 투자에 쓴 사실을 확인하는 등 횡령 및 배임, 탈세 혐의를 밝혀낼 계획이다.

검찰 수사의 큰 방향은 박연차 회장과 정대근 전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쪽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그동안 숨겨져 왔던 박 회장의 차명 주식소득을 밝혀내고 200억 원가량의 소득세 포탈 혐의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회장에 대한 수사는 △휴켐스 인수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의혹 △세종증권 및 휴켐스 주식거래 과정에서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탈세 혐의 입증 등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농협이 2005년 7월 내부적으로 세종증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시점을 전후해 이 같은 미공개 정보가 박 회장 측 외에 노무현 정부 당시 유력 인사들에게도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시점을 전후해 세종증권 주식을 매입해 큰 차익을 본 투자자의 명단을 확보했으며, 이들의 계좌를 추적해 실제 이득을 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있다. 또 박 회장이 스스로 밝혔던 투자수익 178억 원보다 더 많은 수익금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며, 휴켐스 인수를 전후해 정 전 회장에게 건넨 20억 원의 실체도 쫓고 있다.

정 전 회장이 2005년 12월과 2006년 2월 홍기옥 세종캐피탈 회장에게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50억 원의 용처도 뇌관 중 하나다.

검찰은 이 돈이 정 전 회장을 통해 당시 농협의 증권업 진출과 관련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3의 인물에게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거물급 인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농림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최재호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