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 신빙성 있는 첩보를 입수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 만났던 여야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 등 20여 명의 명단을 확보했으며 박 회장이 이들과 친분 관계를 맺은 배경과 특정 시기에 접촉이 잦았던 이유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세무조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박 회장의 차명 계좌에서 특정 시기를 전후해 매일 수천만 원씩의 돈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과 휴켐스 주식을 매매했다는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해 다음 주말경 박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며, 박 회장을 상대로 정관계 인사에게 불법 자금을 건넨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해외에서 배당수익금 명목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성한 것이 탈세 외에 외환관리법 등 다른 법률에도 위반되는지 검토 중이다.
한편 검찰은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등했던 2005∼2006년 초 세종증권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거래한 매매자 전체를 대상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세종증권 주식 매입 및 매도 명세를 모두 검토해 대량 매매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사람들을 중심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구속) 씨를 소환해 자신의 회사인 정원토건 자금 10억 원으로 박 회장이 대주주였던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옛 패스21)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