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공부할 때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엄청난 양의 ‘어휘’다. 한 단어가 세 개 이상의 다른 뜻을 갖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숙어나 표현도 두 가지 이상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의 언어와 비교하면 영어는 ‘문법적 규칙’이 거의 없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초보자들도 쉽게 익힐 수 있다는 뜻이다. 그 대신 영어는 어휘가 매우 방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생활영어 수준을 익히는 정도에 만족한다면 많은 어휘를 습득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학문이나 전문적인 분야의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어휘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무조건 단어와 뜻을 외우는 방식보다는 영영사전을 이용해 천천히 뜻을 이해하며 암기하는 방법을 활용해 보자. 속도면에서는 주입식 암기보다 비효율적이지만 고급영어 습득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에겐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영영사전으로 어휘를 공부할 땐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처음부터 영영사전으로 공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수준이 낮은 어린이영어사전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용어사전을 읽는 것도 좋다. 전문사전이라고 겁을 낼 필요는 없다. 영국 프로축구에 관심이 있다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사전을 활용하면 된다. TV나 축구경기를 통해 자주 접했던 익숙한 단어가 곳곳에 포진해 있을 것이다.
음식에 관심이 많다면 영어로 된 요리잡지를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마존과 같은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주제별 검색을 치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문용어사전이나 분야별 전문지엔 화보와 설명이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영어 어원사전(etymology dictionary)도 어휘 익히기에 효과적이다. 어원사전은 각 단어의 유래와 변천과정을 보여준다. 같은 어원의 단어들은 비슷한 뜻을 갖는 경우가 많아 한 단어를 알 면 두 세 개의 비슷한 뜻을 지닌 단어를 함께 외울 수 있어 더 효과적이다. 또 특정 단어가 갖는 역사적 의미나 문화까지 배울 수 있어 지식을 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hot dog’란 단어를 어원사전에서 찾아보면 이 단어가 19세기 미국에서 소시지를 표현하는 속어로 사용됐고 예일대 학생들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최재진 솔에듀 어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