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이대 수시합격 5명의 노하우

  • 입력 2008년 12월 9일 03시 00분


“수상경력-내신 고1부터 차곡차곡 쌓았더니 수시 문이 활짝”

《“수시 합격은 절대 ‘운’이 아니에요. 고교 1학년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과 내신 성적이 바탕이 됐을 때 가능하죠.” 전북 전주 근영여고 3학년 김승연(수리물리학부) 강수현(컴퓨터전자공학부) 김규리(분자생명과학부) 권은지(건축학부) 양과 이 학교 출신 김희영(환경식품공학부·20) 씨가 이화여대 수시(2-1) 미래과학전형에 지원해 나란히 합격했다. 이들은 모두 창의 발명반인 ‘가라사니(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실마리란 뜻의 순 우리말)’ 회원들로 고교 3년 동안 주말, 방학은 물론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경험과 실력을 쌓았다. ‘시간 낭비’라며 나무라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공부에도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공부에만 집중하는 친구들을 보면 피가 마를 정도로 불안했다”는 이들의 수시 합격 비결을 들어봤다. 》




1. ‘경력’을 관리하라

미래과학전형에서 각종 경시대회 수상경력과 다양한 경험은 전체 평가 요소 중 50%를 차지한다. 이들이 1학년 때부터 꾸준히 해온 각종 탐사 및 봉사활동, 대회 참가 등의 경력은 합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김규리 양의 수상실적은 화려하다. 김 양은 고교 3년 동안 전북 발명대회 금상, 대한민국 발명전시회 특허청장상, 전국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 고등부 금상, 전북학생과학·발명 경진대회 과학부문 대상, 전국과학전람회 화학부문 특상 등 여러 과학 대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휩쓸었다.

김 양은 “직접 발로 뛰고 체험하면서 발명을 위한 아이디어나 대회 발표 주제를 찾았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와 미래에 대한 목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은 서류전형에 제출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도 유용했다. 이들은 포스텍 방사광 가속기 탐사, 전통 한옥마을 탐사, 대한민국 과학 축전 도우미 활동, 위도 섬마을 아이들을 위한 과학교육 봉사 등 지금껏 경험했던 활동사진들과 대회 상장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권은지 양은 심사위원들이 ‘읽고 싶은’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먼저 1학년 때부터 모아놓은 각종 대회 사진 및 상장을 시간 순서대로 엮었다. 사진과 상장 하단엔 당시 상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육하원칙에 맞게 써 넣었다. 경험을 통해 ‘느낀 점’과 ‘변화된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만든 포트폴리오는 심사위원들이 읽기 편하도록 책처럼 깔끔하게 제본해 제출했다.

권 양은 “포트폴리오는 과학에 대한 나의 가능성과 열정을 심사위원들에게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1학년 때부터 수시 지원을 감안해 자료들을 꾸준히 모아뒀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라

일정 수준 이상의 내신 성적은 수시 합격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요소’다. 반 1∼5등, 전교 10∼15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했던 이들의 내신 관리 원칙은 ‘수업시간 100% 활용하기’였다.

고교 3년 동안 반 1, 2등을 차지하며 전교에선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본 적이 없는 김승연 양은 ‘그날 배운 내용은 수업시간 내 모두 소화한다’는 목표로 수업을 들었다.

수업시간엔 담당 교사의 설명을 하나도 빠짐없이 노트에 정리하고,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교사가 귀찮아 할 정도로 찾아가 알 때까지 질문했다. 방과 후엔 참고서 요점정리를 읽고 문제를 풀며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물리, 화학, 생물은 교과서에 노트필기, 참고서, 오답노트 등에서 발췌한 핵심 정보만 적어 넣는 ‘단권화’ 작업을 하며 공부했다(김 양의 단권 ‘교과서’는 면접 직전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2, 3학년 땐 수준을 조절해 가며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로 실력을 쌓았다.

김 양은 “과학 활동에 뺏기는 시간이 많아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며 “평소에도 하루 4∼5시간 공부에 투자했고, 시험과 대회 일정이 겹치는 경우엔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았다”고 말했다.

반 2, 3등의 성적을 유지했던 강수현 양도 학교에서 나눠주는 유인물과 교과서, 수업 내용을 중심으로 매일 오전 두 시까지 공부했다. 시험기간 땐 과목별로 두 권 이상의 문제집을 풀었다.

강 양은 특히 1학년 때부터 과학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으며 수시를 위한 ‘내공’을 쌓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과학동아’를 정기 구독해 읽었고,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 ‘과학콘서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등의 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며 과학계의 새로운 이슈나 동향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강 양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소양을 쌓으며 철저히 내신관리를 한 덕분에 수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 자신감은 면접의 ‘생명’

면접은 수시 전형 합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이들은 면접 준비를 위해 평소 공부한 내용을 확인할 때도 친구 또는 부모와 묻고 대답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재수로 수시 전형에 합격한 김희영 씨는 지원 대학은 물론 타 대학 기출문제까지 모두 분석하며 심층면접에 대비했다. 지원한 학과와 대학에 대한 정보는 물론, 그 대학 출신 유명인사에 대한 정보까지 샅샅이 뒤져 노트에 정리하며 암기했다.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면접 1주일 전부턴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했다. 자신감 있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적절한 손짓과 눈짓을 섞어가며 표현하는 법도 익혔다.

적극적이고 개성 있는 자기 ‘PR’도 중요하다. 김승연 양은 “자기소개를 하라는 주문을 받았을 때 원더걸스의 ‘Nobody’를 개사해 불렀다”며 “‘다른 대학은 싫어∼이화 아니면 싫어’라는 부분에서 심사위원들이 모두 폭소를 터뜨려 합격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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