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농협으로부터 휴켐스를 인수한 뒤 남해화학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정대근(복역 중)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남해화학은 농협이 대주주인 국내 최대 비료 생산 업체로 휴켐스의 모회사였다. 박 회장은 2006년 7월 휴켐스를 인수한 데 이어 남해화학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의 남해화학 인수 시도가 휴켐스 인수 로비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고 의심할 정황이 보인다”며 “남해화학은 비료회사여서 농협 실무진에서 매각 자체를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휴켐스를 인수하기 6개월 전인 2006년 1월 정 전 회장에게 건넸던 20억 원을 돌려받았다가, 남해화학 인수 추진 공시가 있었던 지난해 7월 다시 정 전 회장에게 20억 원을 건넨 점에 주목해 남해화학 인수와 관련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구속) 씨 소유 회사인 정원토건의 경남 김해시 진영읍 사무실과 조모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이날 노 씨 측 정재성 변호사는 “(정화삼 씨 형제가 세종캐피탈 측으로부터 받은 30억 원 중에서) 3억 원을 건네받은 혐의는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노 씨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