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인 쌀과 양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식자재가 이날 오전 7시 반경 반입됐다. 영양교사와 조리사 3명이 주문한 식품의 신선도와 질을 꼼꼼히 점검한 뒤 조리실로 들여왔다.
약간의 흠집만 있어도 전량 반품 조치한다. 최근 싱싱하지 않은 시금치 40kg과 포장지가 뜯어진 두부가 돌려보내졌다.
이 학교의 월∼금요일 점심 급식은 이 같은 유기농 식단이다.
이번 주 수요일엔 비빔밥, 콩나물국, 찐빵, 굴, 깍두기이고 목요일엔 기장잡곡밥, 청국장, 오징어채소볶음, 청포묵무침이다. 금요일엔 발아현미밥, 시금치된장국, 과일소스를 두른 돈가스, 양상추샐러드, 배추김치.
전교생 1900여 명과 교직원 200여 명 모두가 맛있는 ‘건강 급식’을 먹는다. 급식비는 한 끼에 1900원꼴. 유기농 식품을 쓰지 않는 다른 학교의 위탁 급식보다 100원 정도 비싼 편이다.
이 학교는 2005년 8월부터 설문조사와 학부모 간담회를 거쳐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생협이나 일반 업체를 대상으로 2개월에 한 번꼴로 입찰을 해 유기농 식자재를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고기와 생선류의 경우 항생제를 쓰지 않는 업체를 선택해 1년 수의계약을 한다.
식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불시에 이뤄진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해 102가지 농약 잔류검사를 하고 있다. 그동안 이 검사를 통해 식자재에서 농약이 검출된 적은 없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양교사가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수업시간에 식품 강의를 한다. 식품 안전을 주제로 글쓰기 대회를 열어 흑미와 현미찹쌀을 상품으로 주기도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가정통신문에 친환경 급식 정보를 수시로 알리고, 바른 먹을거리 독서간담회도 열고 있다.
10월엔 학부모와 학생 40여 명이 친환경농업단지가 조성된 충남 홍성에서 체험학습을 했다. 고구마 캐기와 무농약 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체험을 한 뒤 유기농 논에서 서식하는 미꾸라지, 우렁이를 관찰하고 왔다.
한희숙 영양교사는 “학생들이 인스턴트식품보다 어른들이 선호하는 고구마 등 재래음식을 잘 먹는다”고 자랑했다.
한편 이 학교에서는 2006년 11월 신토불이 음식을 권장하기 위해 세계에게 가장 긴 가래떡 뽑기 행사를 열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운동장에 제병기를 설치해 1시간 동안 400여 명의 학생과 농업인이 길이 1111m(농업인의 날인 11월 11일을 의미)의 가래떡을 뽑아 화제를 낳았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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