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 ‘건천 제로화-복개천 복원’에 주력
2020년까지 뉴타운 등 주변 개발과 연계사업
도시 개발 과정에서 방치되어 온 서울시내의 소규모 하천 54개가 2020년까지 물이 흐르는 자연 하천으로 바뀌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서울시는 도시 개발 과정에서 버려지거나 복개된 서울시내 소규모 하천과 실개천을 치수(治水)와 생태, 경관 등을 살린 자연 하천으로 정비하는 ‘서울 하천 마스터플랜’을 내년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규모가 큰 시내 5대 하천(한강 탄천 중랑천 안양천 홍제천)을 제외한 54개 하천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2015년까지는 올해부터 추진해 온 ‘건천(乾川) 제로화 사업’과 복개천 복원사업에 주력하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주변지역 개발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한다.
○ 2012년까지 16개 건천에 물 흐른다
서울시내의 59개 하천 중 물길이 말라버린 건천은 도림천과 당현천 등 16개다. 구간 대부분이 복개된 하천은 사당천과 면목천 등 17개나 된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건천 제로화 사업’을 시작해 홍제천과 불광천의 물길을 회복했다. 내년에는 도림천 당형천 우이천 고덕천 등 4개 하천, 2010년까지는 묵동천과 도동천 성북천에 물길을 낸다. 2012년까지는 세곡천 여의천 망월천 대동천 방학천 우면천 형촌천을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바꾼다.
이와는 별개로 버려지는 지하수를 활용해 내년까지 서울 종로 대학로와 성동구 뚝섬역 주변, 성북구 국민대 주변, 구로구 거리공원, 송파구 남부순환로 등 5곳에는 실개천을 만들기로 했다.
시는 건천 제로화 사업과 실개천 조성 사업에 63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 장기적으로는 모든 복개하천 복원
시는 내년부터 성북천과 정릉천 등을 시작으로 복개된 하천들의 복원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모든 복개 하천의 복원을 원칙으로 하되 여건상 복원이 불가능한 녹번천 흥덕동천 등은 기존 복개 구조물 위에 실개천을 만들어 물이 복개 구조물의 상부와 하부 등 2곳을 흐르는 ‘2중 하천’으로 조성키로 했다.
복개하천 구간만 총 62km나 돼 이를 모두 복원하는 데는 3조 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는 타당성 용역조사를 실시한 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뉴타운과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덕천과 당현천 세곡천 등은 아파트 단지 내로 물길을 돌려 개천의 안마당화를 실현할 방침이다. 물 흐름에 지장을 주는 교량은 철거 또는 개량한다.
서울시 문승국 물관리국장은 “도시의 하천이 시민 생활 곳곳에 흐르는 ‘수변도시 서울’을 만드는 게 이번 사업의 목표”라며 “계곡에서 한강까지 물 흐름이 이어지고 산책로가 연결되면 변두리로 인식되던 하천 일대가 지역의 경제·산업·문화 활동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하천 정비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무원과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인사와 주민 대표,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전반적인 계획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