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외국인들 ‘식당 진땀 주문’ 굿바이∼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3시 06분


서울관광마케팅㈜이 외국인 관광객의 식당 이용 편의를 위해 개발한 ‘메뉴 콘솔’. 음식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고 터치패드를 통해 주문까지 받는 일종의 전자메뉴판으로 외국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관광마케팅
서울관광마케팅㈜이 외국인 관광객의 식당 이용 편의를 위해 개발한 ‘메뉴 콘솔’. 음식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고 터치패드를 통해 주문까지 받는 일종의 전자메뉴판으로 외국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관광마케팅
4개국어 음식안내 → 터치패드 방식 주문 ‘전자메뉴판’ 개발

외국어 표준안내판 보급-영어가능업소 지정 등

자치구들, 외국인 식당이용 돕기 팔 걷어붙여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 중인 중국 식당 ‘동차오’(마포구 동교동).

주문을 하려고 하자 종업원이 벽에 걸린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을 켰다. 모니터 안에는 ‘동차오’의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가득 펼쳐졌다.

음식을 클릭하자 음식 이름부터 무슨 재료를 사용한 음식인지, 얼마나 매운지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한 설명이 떴다. 이전에 먹어본 음식이었음에도 설명을 보니 새로웠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도 서비스가 가능해 외국인들도 음식을 고르고 주문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음식을 선택해 주문을 하고 나니 이번에는 소설가 무라카미 류가 등장하는 서울 홍보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정보통신 기술로 외국인을 한식의 세계에 인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가장 불편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식당 이용이다. 맛있는 식당은 많은데 메뉴를 알아볼 수 없고 주문도 힘들다는 것.

서울시의 자회사인 서울관광마케팅㈜은 1억 원가량의 비용을 투입하고 8개월간의 연구를 거쳐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식당 이용 편의를 위한 ‘메뉴 콘솔’을 개발했다.

메뉴 콘솔은 다국어로 음식의 재료부터 조리법, 유래, 특징까지를 안내하고 터치패드 방식으로 주문까지 받는 ‘전자 메뉴판’이다.

메뉴뿐만 아니라 서울 관광을 안내하는 동영상까지 제공하는 UMPC(울트라 모바일 PC·노트북 컴퓨터보다 가볍고 작게 만들어 휴대하고 다니면서 PC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기기) 형태의 디지털 가이드로 식당의 요구에 따라 PDP,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 등을 통해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사실 국내 식당 메뉴에는 외국어 표기가 거의 없을뿐더러 음식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메뉴를 설명하고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종업원이 있는 식당을 찾기란 더욱 힘들었다.

서울관광마케팅 측은 새로이 개발된 메뉴 콘솔이 외국인들의 주문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해줌은 물론 한식과 서울에 대한 정보도 전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일단 ‘동차오’에서 메뉴 콘솔을 쓰고 있는 서울관광마케팅㈜은 심사를 거쳐 선정한 ‘궁연’ 등 5개 음식점에서의 시범 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나선다.

○자치구도 아이디어 봇물

자치구들도 외국인들의 식당 이용을 돕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강남구는 최근 관내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모범음식점 100곳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메뉴 및 음식의 내용과 맛이 자세히 설명된 ‘외국어 표준 안내판’을 제작해 보급했다. 앞으로 500개 전 모범음식점에 확대 보급하기로 했다.

중구는 식당에서 많이 사용하는 문장 25개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로 번역한 책자 2만 부를 관내 3500여 식당에 보급했다.

서초구는 관내 ‘영어 사용 가능 업소’ 26곳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5개월간 호텔, 식당, 부동산중개소, 병원 등 7000여 곳을 대상으로 종업원들의 영어 사용 능력을 측정한 뒤 9월부터 식당 18곳 등 26곳에 ‘English Spoken Here(영어 사용 가능)’라는 안내 표지를 달아 놓았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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