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옥을 깎고 뚫고… 50년 옥공예 결산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3시 06분


옥공예 인간문화재 장주원 선생. 그는 옥공예를 예술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옥공예 인간문화재 장주원 선생. 그는 옥공예를 예술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인간문화재 장주원 선생

광주시립미술관서 초대전

“우리 전통의 선(線)을 옥에 새기는 일이야말로 일생일대의 영광이지요.”

50년 넘게 옥공예에만 고집스럽게 매달려 온 옥장(玉匠) 장주원(71) 선생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9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막됐다.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획초대전에는 최근 20여 년간 그가 천착(穿鑿·구멍을 뚫음)해 온 진귀한 옥 작품 70여 점이 신비의 베일을 벗는다.

그의 옥공예 기법은 잇거나 붙이지 않고 통옥을 그대로 둔 채 깎고 뚫어내고 새기는 일명 ‘뚫새김’ 방식. 옥구슬을 갖고 노는 단아한 봉황의 자태를 표현한 ‘백옥봉황연향로’ ‘녹옥사귀해태향로’ ‘백옥매화관통주전자’ 등은 그의 신기(神技)를 바탕으로 한 예술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특히 용의 입 안에서 따로 도는 여의주, 삼중사슬, ‘8’자 형태로 속을 파낸 관통주전자 등은 옥공예 종주국 중국에서조차 탐내는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는 “8000년 역사의 중국 옥공예를 불과 50년 만에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옥을 다루는 기량과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우리의 선 감각은 세계적으로 탁월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오랜 세월 끊임없는 연마를 통해 과거의 전통에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개척한 선생이야말로 한국문화의 메신저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 출신인 그는 청년 시절 부친 아래서 금은세공업에 종사한 것을 인연으로 옥공예에 뛰어들어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제100호로 지정받기도 했다.

그는 “1984년 동아일보사 초대전을 통해 비로소 세상에 이름을 드러낸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2010년에는 프랑스 루브르와 영국 대영박물관에서도 전시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광주시립미술관 062-510-0142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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