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 표류기’의 주인공 헨드릭 하멜(?∼1692)의 대형 동상이 그가 머물렀던 전남 강진군 병영면에 세워졌다. 3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강진 땅을 찾은 것이다.
하멜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서기(書記)로 일본으로 가던 중 배가 난파돼 1657년부터 7년간 강진의 병영성에 머물렀다. 그는 1666년 탈출해 귀국한 뒤 당시 조선의 지리, 풍속, 정치, 군사, 교역 등을 유럽에 소개한 최초의 문헌인 기행문을 발표했다.
3일 강진에 세워진 동상은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린험 시에서 조각가 얍 하트만 씨가 제작했다. 높이 2.5m, 무게 3t으로 모자를 쓴 하멜이 항해도중 손가락으로 목적지를 가리키는 모습이다.
하멜 동상은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 개관 1주년에 맞춰 제막됐다. 하멜기념관은 조선시대 전라도 육군 총지휘부인 병영성 인근에 건립됐다.
강진군은 동상 제막을 계기로 기념관 주변에 네덜란드 분위기가 풍기는 튤립, 들국화를 심고 풍차 등 기념물도 세울 계획이다.
강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