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울산항을 경쟁력 있는 해운·물류의 중심기지로 육성하고 항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 울산항만공사(UPA)가 출범했다. 부산과 인천항만공사에 이어 세 번째로 산업수출입항인 울산항의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그 UPA가 지금 ‘낙하산 인사’로 홍역을 앓고 있다.
초대 김종운 전 사장이 9월 30일자로 퇴임한 뒤 두 달을 넘긴 11일 후임자가 임명됐다. 민간기업 출신으로 항만 관련 업무에 직접 근무한 적이 없는 김 전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교 동문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새로 임명된 사장도 한나라당 소속의 이채익 전 울산 남구청장으로 정치권 인사다.
10월 임명된 감사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 울산시장 후보였던 변호사 출신 후임인 박모 감사는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출신이다.
초대와 2대 사장-감사가 모두 항만 비전문가의 정치권 인사로 채워지는 사이 UPA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UPA는 지난달 3일자로 3∼6급, 계약직 인사를 단행했다. “최종 인사권자인 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시급하게 인사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UPA는 또 1500만 원을 들여 내년도 탁상용 달력 5000부를 제작해 배부하면서 불과 500여 m밖에 떨어지지 않은 울산시청 출입기자들에게 택배로 10부씩 전달했다. 관공서와 기업체에서 불고 있는 근검절약 바람을 UPA는 비켜가고 있는 셈이다.
UPA의 최근 행태를 보면 공기업에 전문경영인 영입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를 알 만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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