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돌과 나무를 전시해 40여 년 동안 관광명소로 각광받은 제주시 아라동 ‘탐라목석원’(사진)이 내년 하반기 문을 닫는다.
탐라목석원 측은 “2년 전 개원한 제주돌문화공원 등의 영향으로 관람객이 줄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폐원을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1만6500m²의 면적에 조성된 탐라목석원은 1971년 개원한 뒤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사설관광지로 명성을 쌓았다.
제주의 자연석으로 ‘갑돌이와 갑순이’라는 결혼 스토리를 형상화해 연간 관람객이 한때 130만 명에 이른 최고의 신혼부부 관광지였다.
1992년 프랑스 파리에서 발간되는 미술월간지에 특집으로 다뤄졌고 2001년 프랑스 문화재관리국이 ‘세계적인 현대정원’으로 선정하는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탐라목석원 백운철(64) 원장은 “비슷한 테마인 돌문화공원 개장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며 “제주도기념물을 비롯해 소장품 6000여 점을 모두 돌문화공원에 무상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백 원장은 5년 전 자신이 평생 수집한 자연석과 민속품 1만4400점을 당시 북제주군(현 제주시)에 무상 기증해 돌문화공원을 만드는 기초가 됐다. 백 원장은 돌문화공원 총괄기획을 맡고 있다.
백 원장은 “돌문화공원을 제주 DNA가 흐르는 세계적인 문화공원으로 꾸며 유산으로 물려주겠다는 게 마지막 욕심”이라며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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