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삐끼’…취객에 가짜양주 먹이고 방치 2명 숨지게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유흥주점 사장 - 종업원 구속

호객꾼을 동원해 취객들을 유인한 뒤 가짜 양주를 팔아 바가지를 씌우고 만취한 손님을 방치해 숨지게 한 술집 주인과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2일 가짜 양주를 마시게 하고 돈을 뺏은 뒤 손님을 모텔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로)로 경기 수원시 T유흥주점 사장 최모(34) 씨와 종업원 박모(25) 씨를 구속했다. 이들의 영업을 보호해 주는 대가로 돈을 챙긴 조직폭력배 최모(30) 씨 등 2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8월 23일 자신의 주점에서 A(25) 씨 일행에게 가짜 양주를 먹인 뒤 18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A 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매매를 알선했고, 만취 상태로 괴로워하던 A 씨는 결국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도 B(34) 씨에게 가짜 양주를 판 뒤 B 씨를 협박해 술값 140만 원을 챙기고 모텔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1만 원대 국산 양주와 알코올을 외국산 양주병에 담아 수십만 원을 받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며 “이들은 만취한 손님에게 계속 술을 권해 정신을 잃게 한 뒤 모텔에 방치했고, 피해자들은 구토 등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숨졌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2004년까지 서울 강남 일대에서 가짜 양주를 판매하다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자 수원으로 장소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에게 피해를 본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최 씨 등을 상대로 수사를 계속 할 방침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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