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글쓰기는 왜 우리에게 희열을 줄까
생명력 넘치는 문체는 어떻게 만들까
이 책의 작가 사이토 다카시는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을 기르면 어떤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글쓰기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을 논술과 관련시켜 보자.
『(가) 글쓰기에는 우연이 없다.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사람은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으며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중략) 글을 쓰는 것은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내는 행위다.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은 곧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것은 전문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비평가들 중에는 남의 작품을 헐뜯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51쪽)
(나) 사람마다 문체가 다르다는 것은 프로 작가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 글을 읽다보면 문장 속에 글쓴이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나는 이것을 ‘문장의 신체성(身體性)’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일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거다.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사람, 그 친구가 나를 믿고 있다. 내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죽음으로 사죄한다는 따위의 말은 할 수 없다. 나는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지금 나에게는 오직 그 일 뿐이다. 달려라 메로스.”
-다자이 오사무, ‘달려라! 메로스’ (127쪽)』
(가)는 작품을 비평할 때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만남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나)는 작가의 개성 있는 문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제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논제를 만들고 답안까지 작성해 보자.
① ‘(가)의 내용과 관련해 올바른 비평이 무엇인지 제시하시오’를 만들어 보자.
(가)는 ‘글쓰기는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다’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최근엔 작품의 ‘의미’ 자체를 평가하기보다 그 작품을 비방해 가치를 떨어뜨리는 비평이 적지 않다. 이런 비평은 그 작품을 읽는 독자의 의욕까지 떨어뜨리는 문제를 초래한다.
비평은 독자에게 그 작품을 이해하는 의미와 방법을 제시해 독자의 시야를 넓혀 줘야 한다. 독자와 작가가 서로 감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비평이야말로 진정한 비평이다.
② ‘(나)의 사례를 통해 문체의 특징과 그 효과를 제시하고, 그런 문체를 쓰기 위한 방법을 밝히시오’를 생각해 보자.
(나)에 제시된 사례의 각 문장은 짧고 박력 있다. 또한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해 독자를 소외시키지 않는다. 이런 문체에서 독자는 글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특징 있는 문체의 글을 쓰기 위해선 글쓴이가 정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1인칭인지 3인칭인지, 또는 설득하는 문체인지 설명하는 문체인지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글쓰기는 힘겨운 작업이다. 하지만 지식을 꾸준히 축적하고 자신만의 문체를 창조해 낸다면 얼마든지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이도희 송탄여고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