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욕심’이 바로 나의 힘!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0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에 합격한 이선미(23·사진) 씨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이력의 소유자다. ‘경기과학고 조기졸업, 서울대 의대 졸업, 의사국가시험 최연소 합격, 개인병원 개업’이 그가 이제까지 쌓은 포트폴리오다. 최근에는 로스쿨 입학이란 경력을 한 줄 보탰다. 내년 봄 예비 법조인이 될 이 씨를 만났다.》

과학고 2년 만에 졸업 → 서울대 의대 → 의사시험 최연소 합격- 병원 개업 → 이번엔 로스쿨 합격

그는 어릴 적부터 공부하는 어머니를 보고 자랐다. 집안 일을 하는 어머니가 아니라 공부하는 어머니가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약사인 어머니는 이 씨가 어릴 때부터 여러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해 학위를 잇달아 받았다. 이 씨는 “어머니 옆에선 공부 외에 달리 할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 욕심도 많았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항상 전교 1, 2등을 놓치지 않았다. 주요 과목에서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과목까지 단 한 과목도 1등을 놓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체력장 전날에는 밤 12시에 아버지와 함께 학교 운동장에 나가 3단 뛰기를 연습하기도 했다. 결국 체력장에서 여학생 전체 2등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때는 컴퓨터 미술 음악 서예 태권도 합기도 테니스 등 예체능 학원을 두루 섭렵할 정도로 관심사가 다양했다. 모두 스스로 고른 학원이었다.

예체능 이외의 학과 공부와 관련된 학원을 다닌 건 중학교 때가 전부다. 과학고를 가려고 특목고 준비 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곳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과학고를 준비해온 아이들이 수두룩했다. 분반 시험에서 점수가 낮은 반에 배정이 된 이 씨는 학원 강사를 직접 찾아갔다. 강사에게 “수학 경시반에 보내주면 꼭 잘 해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처음 치른 수학경시대회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 씨는 “2∼3년 늦게 시작했다고 뒤쳐지는 게 싫어서 남들보다 하루 몇 시간씩 덜 자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경기과학고에 가서도 전교 1, 2등을 했다. 시험 때만 되면 반 친구들이 이 씨의 공책을 베끼려고 안달이었다. “선미가 필기한 내용이 시험에 나온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었다. 공부 비결은 간단했다.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기숙사에서 밤마다 삼삼오오 모여 두세 시간씩 수다를 떨 때도 이 씨는 12시만 되면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수업 시간에도 졸지 않고 선생님이 강조하는 내용을 잘 듣고 핵심을 요약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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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의 아버지 이성영(51) 씨는 “선미는 어릴 때부터 집중력이 강해서 남보다 이해하고 배우는 속도가 배로 빨랐다”고 말했다. 이 씨는 6년 동안 배운 서예를 성적 향상의 비결로 꼽았다. 서예를 하면서 마음이 차분하고 침착해져서 시험을 치를 때 실수가 줄었다는 설명이었다.

이 씨의 부모는 항상 딸의 꿈을 묻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길을 찾아줬다. 경기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건 역시 약사인 아버지 덕분이었다. 과학고생은 경시대회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2학년 때 조기졸업하고 공학 계열로 진학하는 일이 흔하다. 2학년 때 수능을 치르고 의대에 진학한 학생은 경기과학고에서 이 씨가 처음이었다.

아버지 이 씨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에 문의해서 관련 법조항을 확인한 뒤 서울대 등 각 대학 의대에 조기졸업자를 위한 내신 반영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이 씨는 2학년 때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등 세 곳의 의대에 합격했고, 그중 서울대 의대를 선택했다.

로스쿨 시험에 도전하게 된 건 본과 4학년 때 들었던 한 강의 때문이었다. ‘의사로서의 다양한 삶’이라는 강의는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비롯해 방송사 의학 전문기자, 보건복지부(현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 컨설팅 회사 등 의대 출신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선배들이 초대되어 각자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씨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던 노태헌 판사의 강의를 인상 깊게 들었다. 올해 초 졸업 이후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로스쿨 공부를 시작했다. 의과대학에서 의료법을 가르치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포부다.

의사로서 법조인의 꿈에 새롭게 도전하려는 이 씨가 남보다 빠른 삶의 속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인생길이 때로는 무섭지 않을까. 그러나 이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보다 어리다는 게 장점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머리가 아직 녹슬지 않았으니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고, 나이 제한에 걸리지 않으니 여러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어서”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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