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도 개통됐으니 내년에는 아산시에서 ‘연극 열전’을 한번 열어보고 싶어요. 서울 외곽에서 동숭동에 오려면 2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서울에서 전철을 타면 2시간 안에 아산에 도착하잖아요. KTX를 타면 그보다 훨씬 빠르고요.”
2004년부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연극열전을 공연해 흥행을 이끌고 있는 탤런트 조재현 씨는 “만족할 만한 공연장만 확보된다면 아산시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씨는 평소 서울에 편중된 문화를 지방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강희복 아산시장도 대학로의 젊은 문화를 아산에 보급하는 데 관심이 많다.
올가을 대학로에서 조 씨가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연극열전 가운데 ‘늘근 도둑이야기’를 관람한 강 시장은 대학생과 중장년층 관객이 혼연일체가 된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 아산에서도 공연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산시는 연극열전을 비롯한 각종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공연장을 건립 중이다.
조 씨는 “생색내고 보여주기 위한 공연보다 문화를 탄탄히 다지는 공연을 유치하려는 강 시장의 의지가 좋아 보였다”며 “우선 ‘늘근 도둑이야기’ 같이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부터 공연한 뒤 점차 작품성이 높은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늘근 도둑이야기’는 지방에서 인기다. 최근 대전 공연은 3주전 티켓이 매진될 정도였다.
조 씨는 “아산시에서 공연을 하면 지방 관객들은 문화적 욕구를 채울 수 있고 서울 시민들은 공연을 보면서 관광과 온천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새로운 공연 문화 패턴이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