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괴담’에… 조선족 ‘엑소더스’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1분


“발급 제한… 출국확인서 내면 안전” 소문에 하루 400명 출국

최근 중국동포들의 출국이 줄을 잇는 ‘조선족 엑소더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평소 하루 평균 80명이던 중국동포 출국자가 10월을 전후해 하루 평균 400명 선으로 늘어났으며 최근까지도 그 추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엑소더스 현상은 “법무부가 중국동포 출입국 정책을 강화해 앞으로 재입국 대상 동포를 상대로 방문취업(H-2)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괴담’이 중국동포들 사이에 퍼지면서 빚어졌다.

현재 중국동포들은 정해진 체류 기간 안에 출국하면서 받은 ‘출국확인서’(1일부터 폐지)를 재입국할 때 제출하면 친인척 관계 입증 등 별도의 심사절차 없이 5년간 유효한 H-2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제도가 바뀌기 전에 일단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게 유리하다는 게 괴담의 내용이다.

이 괴담 때문에 외국인 관련 시민단체에도 난리가 났다. ‘외국인노동자의 집’ 이선희 목사는 “‘출국하면 재입국이 불가능해지느냐’는 문의 전화가 10월부터 빗발쳤다”며 “법무부 정책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중국동포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대여섯 배나 늘어난 중국동포 출국자 때문에 법무부는 급기야 ‘출국확인서’ 제도를 폐지했다. 인천공항에 파견된 출국확인서 발급 인력을 늘렸지만 그래도 일손이 달렸기 때문.

법무부는 “출국확인서가 없어도 전산기록에 출입국 날짜가 다 남기 때문에 확인서를 발급하는 실익은 이를 발급받는 중국동포가 ‘안도감’을 느끼는 것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법무부는 또 지난달에는 보도 자료까지 내면서 이례적으로 “‘관련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괴담’을 진화하는 표현을 담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 괴담이 10월 ‘방문취업제 개선방안’이 시행된 이후부터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방안은 중국동포들에 대한 일부 출입국 제한 조치를 담고 있다.

그 밖에 외국인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2005년경 많은 중국동포가 입국했고, 최근에 제한 기간인 3년의 만기가 다가온 사람이 많았던 것도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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