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점수 손해 만회” 백분위 활용 대학-서울지역 여자대학 경쟁률 뛸 듯
《18일부터 각 대학이 정시 18일부터 각 대학이 정시18일부터 각 대학이 정시모집 원서접수에 들어간다. 올해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의 영향력이 커진 데다 영역 간 난도차이가 확대돼 원서접수를 앞 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이 크다. 2009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에 나타날 경향과 특징을 전망해 본다.》
○ 어려워진 수리 탓, 중위권대 쏠림 나타날 수도
올해 정시모집 판도를 규정하는 최대 변수는 수능 변별력 확대와 수리 영역을 중심으로 한 난도 상승이다. 점수제 수능으로의 환원에 따른 변별력 확대를 기대한 상위권 대학들이 수능우선선발을 도입하는 등 수능 반영비율을 크게 높이면서 수능의 영향력이 커졌고, 수리 영역 난도 상승까지 맞물렸다. 이로 인해 전통적으로 수리 영역의 영향이 높았던 자연계열 모집단위뿐 아니라 일부 인문계열 모집단위까지도 수리 영역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졌다.
수리 영역 변별력 확대는 난도 상승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2008∼2009학년도 수능 수리·외국어 영역 등급컷 점수 변화를 나타낸 <표1>을 보면 수리 영역의 등급컷 하락이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리 ‘가’ > 수리 ‘나’ > 외국어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특히 수리 ‘가’, ‘나’형 모두 최상위권(1등급)보다 중상위권(2, 3등급)의 점수 하락이 두드러졌다. 난도 상승으로 인해 타 영역에 비해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된 수리 영역에서의 중상위권 수험생의 몰락은, 정시에서 수리 영역 반영비중이 낮은 중위권 대학들에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수능 영역을 ‘3+1’로 반영하는 대학보다 ‘2+1’로 반영하는 대학들(명지대, 가톨릭대)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자연계열 학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숭실대, 광운대)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백분위 반영 대학, 여자대학 경쟁률 세질 듯
올해 수리 ‘가’형에서 표준점수 147∼154점에 속한 수험생의 백분위 점수는 모두 100이었다. 수리 ‘가’형 표준점수가 147점인 학생이 백분위 반영 대학에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7점의 표준점수 차이가 상쇄된다. 전형과정에서 백분위를 점수 지표로 활용하는 대학(홍익대, 숭실대)의 경쟁률 상승을 점칠 수 있는 근거다.
서울지역 여자대학의 경쟁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나’형 표준점수대(138∼158점·1등급)별 남녀학생 분포도<표3>를 보면 여학생 표준점수 고득점자가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리 영역이 약한 여학생 상당수가 서울 지역 여대 쪽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은 “더구나 서울지역 6개 여대는 백분위를 수능 점수 지표로 활용하기 때문에 경쟁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중상위권 불안심리 확대로 안정지원 늘 듯
수시모집 확대로 인한 정시모집 인원 감소는 정시에서 수험생들의 하향안정 지원 추세를 강화하는 압력으로 작용해 왔다. 2009학년도 정시모집 인원도 지난해 대비 1만4000명가량이 줄었다.(<표2>참조) 올해 2학기 수시 합격생의 미등록으로 인해 수시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도 예년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등급제로 치러진 지난해 수능에서 난이도 조절 실패 때문에 한두 문제 차이로 아깝게 등급컷에 걸려 재수를 택한 상위권 재수생들의 합류로 상위권층은 두꺼워졌다. 이들보다 점수 하락폭이 컸던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상향·소신지원보다는 하향·안정지원을 택하는 수험생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3만 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0학년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수와, 수시모집 정원 확대로 인한 정시모집 정원 감소 추세 등도 올해 정시지원에서 수험생들의 소신지원을 주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들이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