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지역의 으뜸 기록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으나 기준 시점이 1년 정도 지난 데다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에 대해서 긍정적인 내용만을 실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경남도는 16일 최초, 최고, 최다, 최대 등 도내 기록들을 묶은 ‘2008 경남 새 마루’라는 174쪽짜리 책 2500권을 만들어 시군과 의회 등에 나눠주었다. 마루는 최고, 으뜸을 나타내는 우리말.
이 책에는 인물, 행정, 문화·관광, 자연·환경, 사회·복지, 산업·경제, 기타 등 7개 분야 211건과 이색코너, 시군의 자랑거리 등 모두 246건의 기록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기준시점은 2007년 12월 말.
책의 첫머리인 인물 분야에서는 전두환(합천 출신) 전 대통령을 최초 대통령으로, 김영삼(거제 출신) 전 대통령을 최연소·최다선 국회의원으로 나란히 게재했다.
11, 12대 대통령을 지낸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강제로 진압하고 정권을 장악한 뒤…’라는 설명이 중간에 있으나 대부분 평이한 내용만을 담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 구속되고, 이후 훈장이 박탈된 사실 등은 없다.
14대인 김 전 대통령도 ‘26세의 최연소자로 3대 민의원에 당선된 이후 9선의 기록을 세웠다.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출범시켰다’는 긍정적인 내용 위주다. 외환위기 등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다.
가장 높은 산인 지리산, 가장 긴 강인 낙동강도 지역을 경남으로 제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산 208이지만 경남과 전남북의 5개 시군에 걸쳐진 ‘민족의 영산’이며, 낙동강도 경남 구간이 105km로 길지만 ‘영남의 젖줄’로 인식돼 있기 때문.
한편 이 책에는 최고령 이장과 최연소 통장, 최다 자격증 보유자, 최다 자녀 가정, 최초 귀화 여성 이장 등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다.
경남도 관계자는 “특정인을 미화하지는 않았으며 미흡한 내용은 다음 책을 만들 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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