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는 재능대가 처음으로 학부모 학생과의 고통 분담을 위해 등록금 동결이란 중대 선언을 했다. 사실 대학에서 등록금을 동결한다는 것은 뼈를 깎는 고통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재능대가 등록금 동결과 장학금 증액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학 진학률이 85%에 육박하는 등 대학 교육이 보통교육화한 상황에서 경제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어려운 가계를 꾸려가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라고 봤다. 그들의 짐을 덜어주는 것이 종국에는 공황 상태에 빠진 경제의 실마리를 푸는 방법이라 믿는다. 교육이 희망을 심는 최후의 보루라는 점에서 내린 결단이다.
특히 인천은 수도권에서도 여러모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한창 경기가 살아 있을 때에는 인천이 한국의 새로운 신화를 창출할 것처럼 부풀려졌지만, 이 또한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나 경제적 혜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야말로 변죽만 울리다 만 상황이다. 게다가 전문대학생은 상대적으로 경제 여건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경우가 많다. 교육의 서열이 부와 권력의 서열이라는 슬픈 상황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기에 걱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등록금 동결과 장학금 증액의 조치는 학생들이 돈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신념에서 출발한다. 학생들과 부모들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년도 기부금이나 정부 지원금의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대학의 입장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축재정으로 운영한다고 해도 사실 버텨내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인천의 미래를 가꾸고 희망을 심는다는 차원에서라도 이제 인천시가 지역 대학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인천의 알찬 일꾼을 길러내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인천의 텃밭을 일구는 일꾼을 키우는 학과를 중심으로, 최소한 그 학생들이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인천시가 힘을 보태야 한다. 그 일에 공사립 대학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기부금이나 장학금 혜택이 지역의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균등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지역 인재를 키우겠다는 인천시의 의지의 표현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위해 실효성 있는 예산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
이승후 재능대 교학처장 sunbee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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