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경영 위기… 퇴직금 누진제 폐지”

  • 입력 2008년 12월 20일 02시 59분


노사 혁신안 합의… 올 임금 동결하고 2013년까지 인력 15% 감축

KBS 노사가 인력을 5년 내 15% 감축하고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경영 혁신안에 19일 합의했다.

이는 경제 침체로 올해 KBS 적자가 900억 원, 2009년엔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영 위기에 따른 것이다.

KBS 경영진과 노동조합은 19일 오후 노사협의회를 열고 △퇴직금 누진제 폐지 △2013년까지 인력 15% 감축 △2008년 임금동결 △부사장과 부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는 퇴직금 제도 개선 후속 조치, 자율 근로제 도입, 인력운용과 휴가 제도의 개선 방안을 다룬다.

박승규 KBS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합의는 KBS의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노사가 고통 분담을 함께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측은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직원 대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인력 감축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희망퇴직과 채용 규모 축소를 통해 달성될 것”이라며 “구체적 방법은 경영진의 몫”이라고 말했다.

퇴직금 누진제는 2003년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폐지를 요구했으나 노조의 반대 등으로 실현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합의를 이뤘다.

KBS 내부에선 이번 합의가 경영 위기 타개는 물론 KBS 수신료 인상의 전제로 제시돼 온 구조조정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합의는 최근 당선된 강동구 노조위원장 당선자가 1월 초 취임한 뒤 열릴 대의원 대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KBS 노사는 이날 외주제작사의 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직원이 퇴직해 외주사에 취직할 경우 해당 외주사의 프로그램을 3년간 납품받지 않는다는 외주사 비리 근절 조치 노사 합의서도 채택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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