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공부를 해도 하기 싫어 억지로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공부에 재미를 느껴 스스로 하는 아이도 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경기 성남시 성남정자초등학교 1학년 김재승(사진) 군은 현재 학습지로 5개 과목을 공부하고 5개의 학원에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수업도 빠짐없이 듣는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올해는 성균관대 주최 전국 수학학력경시대회에서 전국 20등 이내에 드는 성적으로 동상을 받았고, MBC아카데미 주최 제11회 전국 초·중 영어·수학 학력평가에서는 수학 대상과 영어 은상을 수상했다. 김 군이 말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공부가 재미있고 즐거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는 것이다.》
학습지도 학원도 ‘FUN’위주 선정… 공부 재미에 푹~
대학 수학 경시 전국 20등 등 각종 대회 잇단 수상
○ 아이가 좋아하는 공부법을 선택하라
김 군의 어머니 박은경 씨는 “초등학생 때는 공부에 흥미를 높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김 군이 다섯 살 되던 해부터 학습지와 학원 등 다양한 공부방법을 시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했다. 공부방법의 선택 기준은 단 한 가지, 아이의 흥미였다.
한자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으로 학습지를 선택할 때는 한자를 쉽고 재밌게 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다양한 종류의 학습지를 모아 비교 분석했다. 그렇게 선택한 ‘재능한자’는 한자의 생성 원리와 변천과정이 제시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기억됐다. ‘재능한자’를 매주 공부하며 아이가 재밌어하자, 사고력 프로그램인 ‘생각하는 P!zzaa’와 ‘재능국어·수학·과학’까지 모두 5개 과목을 공부하게 됐다.
학원 수학 강사인 박 씨는 학원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학원 선택에도 신중을 기했다. 학원을 고를 때는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지를 중요하게 봤다. 수가 적어야 선생님의 주의가 분산되지 않고 다른 친구들과 경쟁하며 공부하게 되기 때문이다.
박 씨는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숙제를 많이 내주는 학원보다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는 학원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군은 미술, 연극 등의 활동으로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영어학원과, 실험 위주로 생생하게 가르치는 과학학원을 선택해 다니고 있다.
○ 사고력 교육으로 생각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라
김 군은 어떤 문제가 나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많이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순 연산 문제보다는 서술형 응용문제를 좋아한다. 혼자 오랫동안 생각해 답을 구하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껴서다. 각종 경시대회에서 수상한 것도 풍부한 사고력 덕분이었다.
사고력을 기르려면 먼저 수학의 원리를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원리 이해를 통해서만 난이도 높은 문제도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한 자릿 수 덧셈을 통해 덧셈의 원리를 이해한 김 군은 세 자릿수 덧셈도 배우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었다. 반면 김 군은 아직 구구단을 외우지 못한다. 구구단의 원리를 알고 덧셈을 해서 답을 구할 수 있다면, 초등 저학년 때 무조건 암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연산훈련은 저학년 때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원리 이해를 통한 사고력 교육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김 군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생각하는 P!zzaa’ 마지막 등급을 공부하고 있다. 모르는 문제가 있어도 혼자 고민하며 정답이 나올 때까지 생각해서 푸는 것이 김 군의 특징이다. 옆에서 가르쳐주면 오히려 싫어할 정도다. 못 푸는 문제는 선생님에게 원리를 물어본 후 다시 한번 혼자 생각한다.
교사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것도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 군은 학교에서 질문을 많이 하기로 소문이 났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했음을 뜻한다. 자신만의 의견이 있을 때 궁금증도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김 군이 어릴 때부터 질문을 하면 언제나 자세하게 답변해주고, 모를 경우 인터넷을 검색하며 함께 답을 찾았다.
○ 아이의 의견, 부모의 통제 적절히 조화시켜야
박 씨는 학원이나 학습지를 선택한 후에는 아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공부를 진행했다. 공부하기 싫은 날은 쉬게 하고, 그런 일이 지속되면 과감히 학원을 그만두게 하기도 했다. 공부를 의무로 생각하지 않고 즐거운 놀이처럼 여기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이가 특정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더 알고 싶어 하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 특히 아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과목별 학습 만화책을 많이 사줬다. 김 군은 책을 읽다가 궁금증이 생기면 또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통제도 필요하다. 박 씨는 학습지를 활용한다. 선생님이 가정을 방문해 학습관리를 해주고 어머니와 상담해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아이가 어떤 내용을 공부하고 있고, 꼬박꼬박 잘 하고 있는지 등의 학습상태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일주일마다 정해진 분량이 있으므로 계획적이고 균형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공부 습관 형성에 좋다고 말한다. 두꺼운 문제집을 사서 풀면 쉬운 부분만 풀고 넘어가기 쉬운데 과목별 모든 내용을 골고루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지를 밀리지 않고 풀게 하며, 채점을 매일 해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