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될 예정인 송도국제학교에 ‘토종 내국인’ 입학이 어려울 것 같다. 당초 송도국제학교는 ‘경제자유구역 외국교육기관 설립법’에 따라 ‘외국교육기관’으로 설립하려 했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학교’로 전환 설립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교육기관은 재학생 수의 10%(개교 후 5년간은 30%) 비율로 내국인을 선발할 수 있지만, 외국인학교는 해외거주 경험이 최소 3년 이상인 내국인만 입학할 수 있어 ‘토종 내국인’ 입학이 불가능하다(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입법예고 한 ‘외국인학교 등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기준).
외국인학교로 방향을 튼 가장 큰 이유는 학생수. 송도국제학교 설립 주체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IC) 측은 학생 수가 최소 100명은 돼야 외국교육기관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나, 현재까지 자체 파악한 외국인 학생수는 20명을 넘지 않는다. 재학생 수의 30% 비율로 내국인을 선발한다고 해도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다. 외국인학교는 재학생 수 비율이 아니라‘총 정원’의 30% 범위 내에서 내국인을 선발할 수 있다. 총 정원 21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630명의 내국인 학생이 입학할 수 있어 학교 운영이 가능해진다.
NSIC측은 현재 공식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 발표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각종 후속 대책회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관계자는“이달 초 미국에서 (NSIC 최대 지분을 가진) 게일인터내셔널 이사회가 열려 국제학교를 외국인학교로 전환할지, 자립형 사립학교로 운영할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외국인학교로 설립) 방향은 정해졌다. 다만 국제학교 입학을 기대하고 인천지역으로 이주한 가족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인천지역 학생들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 등 후속대책을 논의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데는 어려울 게 없다. 이미 학교 건물 공사가 끝났고 운영 프로그램도 갖춰 설립 신청 후 승인까지는 1,2개월이면 충분하다.
문제는 NSIC의 국제학교 건립 계획을 믿고 인천으로 이주했거나 송도국제학교 입학을 준비한 학부모 학생들. 법리적으로도 NSIC의 성격 규정에 따라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외국인 정주환경 조성을 위해 학교를 짓겠다던 NSIC가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자 건립 취지와 배치되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세한 내용은 주간동아 667호(12월30일자) 참조
주간동아 배수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