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발생한 충남 연기군 Y초등학생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은 급식 재료였던 페루산 수입 장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연기경찰서는 이 초등학교에 수입 장어를 납품한 유통업체 냉동장어의 성분 분석을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14상자(192kg) 가운데 2상자(27kg)에서 농약 성분의 일종인 카보퓨란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조리 및 유통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리원, 영양사, 급식 납품업자, 유통업자 등을 조사한 결과 별다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수입 장어가 식중독의 원인인 것으로 결론을 냈다.
경찰은 수산물 등을 수입할 때 세관에서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 조사를 하는 것으로 미뤄 일부 농약 성분에 오염된 장어가 걸러지지 않아 급식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냉동된 장어에는 농약 성분이 스며들지 않고 외부에 묻었더라도 세척하면 곧바로 제거되는 사실을 수사 과정에서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유통 과정에서가 아니라 최초 산지에서 수출할 때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입된 장어 가운데 상당량은 이미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페루산 장어는 9월 26일 국내에 5t가량 수입된 뒤 4.5t은 전국 홈쇼핑 업체와 뷔페식당 10여 곳에 유통됐다. 경기 성남시의 한 장어유통업체가 나머지 0.5t을 사들여 서울, 경기 고양시 일산, 부천, 충남 연기 지역 등 4곳의 학교에 급식재료로 납품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수입 장어가 세관을 통과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