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수억 원의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된 권정달(72) 자유총연맹 총재가 한전산업개발 노동조합의 민영화 반대 투쟁을 무마시키기 위해 노조위원장에게 2억 원을 건넨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권 총재는 2001년 10월 한전산업개발의 노조가 민영화 반대 투쟁을 전개하자 당시 노조위원장 심모 씨를 만나 ‘노조가 민영화 반대 투쟁을 하지 않는 대신 노조위원장에게 10억 원을 주고 한전산업개발 사장으로 임명한다’는 이면 합의서를 작성했다.
권 총재는 자유총연맹 간부를 시켜 이런 내용의 공증을 받도록 지시하고 2억 원을 심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총연맹은 2003년 2월 한국전력 자회사였던 한전산업개발 인수에 659억여 원을 써 최대주주가 됐으나 인수 대금 중 자유총연맹 자금은 6억6000만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돈은 대부분 은행 등에서 빌린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났다.
이에 대출 등으로 금융비용만 매해 수십억 원씩 발생했으며, 권 총재는 자회사, 손자회사를 만들어 자유총연맹 자금 수억 원을 자회사 등에 빌려주는 것처럼 해 빼돌리기도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