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가 26일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부 프로그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MBC는 파업이 10여 일간 지속되면 파행 방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BC는 당분간 본사 노조원 1200여 명이 제작 현장을 떠나 500여 명의 비노조원과 간부를 중심으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뉴스투데이’(오전 6시)의 진행자 박상권 기자와 이정민 아나운서가 빠지고 김상운 기자, 김수정 아나운서가 대신 나섰다. ‘930뉴스’(오전 9시 반)도 김수정 아나운서가 대신 진행했으며 ‘뉴스와 경제’(낮 12시)와 오후 5시 뉴스는 이윤재 아나운서 부장이, 6시 반 뉴스는 성경환(전 아나운서 국장)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뉴스데스크’(오후 9시)는 박혜진 아나운서가 빠지고 신경민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했다. ‘뉴스 후’(토요일 오후 9시 35분)는 27일 결방되며 걸작 다큐멘터리로 대체된다.
방송연예대상(29일) 연기대상(30일) 가요제전(31일) 등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일단 부장, 국장급 간부들이 대신 제작한다고 밝혔으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토요일 인기 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김정욱 책임PD는 27일에는 정상 방영되지만 녹화분이 없어 2009년 1월 3일에는 재방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요일 일요일밤에’는 28일 정상 방송되나 이후에는 재방송이 불가피하다. 강호동이 나오는 ‘황금어장’(수요일)은 31일에는 가요제전이 특집 편성돼 있으나 1월 7일 방영분은 제작 인력이 부족해 결방될 것으로 보인다. ‘명랑 히어로’ ‘개그야’ ‘환상의 짝꿍’ 등 예능프로그램도 녹화분이 1, 2주밖에 되지 않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결방될 것으로 보인다.
수목드라마 ‘종합병원2’는 1월 1일 2회 방송이 예정됐으나 제작진의 파업 참여로 촬영이 지연돼 1회만 편성됐다. ‘W’ 등 시사프로그램도 파업이 새해로 이어지면 대체방송이나 재방송이 예상된다. MBC 편성본부 관계자는 “파업 후 열흘 정도는 괜찮겠지만 그 이후에는 대체방송이나 재방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 노조는 기존 뉴스 진행자가 검은 옷을 입거나 리포트할 때 기자 얼굴을 내보내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 참여를 표시하고 있다. ‘출발! 모닝와이드’(오전 6시)의 김석재 최혜림 앵커, ‘8뉴스’의 김소원 앵커는 검은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했다.
SBS 노조는 제작에 필요한 인원은 남겨두고 파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은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파행이 예상된다. EBS는 노조 간부와 대의원 중심으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MBC의 한 관계자는 “1999년 방송사 파업 때와 달리 케이블 TV와 위성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에서 영상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시청자들의 체감도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